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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호주 대세' KBO리그 스프링캠프, 관건은 효율성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12-30 09:26


27일 SK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펼쳤다. SK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한다. 훈련 준비하고 있는 SK 선수들.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2.2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BO리그 10개 구단은 이제 본격적인 캠프 준비에 돌입한다. 2월 1일 훈련이 시작되지만, 장거리를 떠나는 구단들은 이틀전 출발해 환경 적응을 한다. 또 선수 개인 의사에 따라 더 빨리 캠프 장소에서 몸을 만드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번 캠프는 변화가 많다. 그동안 KBO리그 구단들이 가장 선호하는 캠프 장소는 미국과 일본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출발일이 2월초로 늦어지면서 오키나와나 미야자키 같은 일본의 남쪽 지역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그런데 올해 경제 보복과 관련해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야구단들도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선뜻 일본으로 캠프를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가 많이 생겼다.

이번 캠프는 미국과 호주가 대세다. KIA 타이거즈는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로 떠나고, SK 와이번스는 하던대로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1차 캠프를 차렸다가 연습 경기를 치르기 위해 애리조나 투산에 합류한다.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는 줄곧 캠프를 했던 애리조나 투산 지역에서 1,2차 캠프를 모두 마칠 예정이고, 한화 이글스가 일본이 아닌 미국으로 훈련 장소를 옮겼다. 호주에는 총 3개팀이 움직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대만에서 호주 애들레이드로 장소를 옮겼고, 두산 베어스도 호주 멜버른 인근 질롱에서 1차 캠프를 치를 예정이다. LG 트윈스는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다.

일본을 기피하게 된 상황에서 캠프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구단들도 이왕이면 시설이 좋은 미국 애리조나 지역 훈련지를 선호하지만, 섭외가 쉽지 않았다. 예전처럼 1월 중순에 출발해 체력 훈련을 시작하면 가능했다. 그러나 2월초에 시작하는만큼 2주도 못쓰고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훈련 장소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 몇달간의 물색 끝에 5개팀이 미국, 3개팀이 호주, 나머지 2개팀이 대만과 일본에서 캠프를 시작하게 됐다.

장소보다 중요한 것은 훈련의 효율성이다. 구단들은 1차 캠프보다도 2차 연습 경기 가능성에 맞춰 동선을 짰다. 운 좋게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팀들은 서로 교류가 가능하고, 미국 마이너리그 팀이나 대학 팀과의 경기를 배치했다. 애리조나가 가장 선호되는 이유다. 반면 두산과 LG가 1차 캠프를 호주에서 치르고 일본으로 이동해 연습 경기 일정만 소화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호주에서는 연습 경기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연습 경기 리그가 탄탄하게 구축된 미야자키, 오키나와에서 실전 감각만 점검하기로 했다.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다.

기후와 시설 부족으로 국내 스프링캠프를 치를 수 없는 KBO리그 구단들의 도돌이표 고민이기도 하다. 몇년전에는 구단들이 애리조나에 한꺼번에 모여 연습경기 리그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졌다. 공간 대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얻어 써야하는 입장에서, 앞으로도 스프링캠프 장소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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