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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 김재환(32·두산 베어스)이 꿈꾸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역시 '홍보 부족'이 컸다. 통상 메이저리그 구단의 아시아담당 스카우트들은 관심 있는 선수가 포착되면 적어도 1년 정도 꾸준히 관찰한다.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보장금액 800만달러(약 92억원)에 계약해 빅리그에 입성하게 된 김광현(32)이 좋은 예다. 2019시즌 내내 김광현의 선발 등판 경기 때마다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 스카우트들이 집결했다.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의 투구를 면밀하게 분석하며 김광현의 포스팅 성사시 구단에서 참고할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김재환에게는 이런 과정이 없었다. 한 마디로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은 생뚱 맞았다. 두산도 깜짝 놀랐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11월 24일 재환이가 면담을 요청하길래 (프리미어 12 이후) 선물을 사온 줄 알았다"며 농을 던졌지만 깜짝 놀랐던 상황을 회상하기도. 미국 협상 파트너 CAA 스포츠가 2016년부터 김재환을 지켜보며 포스팅 시점만 노렸지만,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이 바라본 김재환은 미지의 선수일 뿐이었다.
임팩트도 부족했다.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4+1년, 최대 1850만달러에 계약했던 박병호는 그래도 메이저리그 팀들에 어필하기 좋은 스탯이 있었다. 2014년과 2015년 50개 이상 홈런을 때려냈다. 물론 박병호는 목동을 홈구장으로 사용해 잠실구장이 안방인 김재환보다 홈런수를 늘리는데 유리한 점이 있었지만, 당시 미네소타는 홈런 비거리와 파워 등 종합적인 면에서 박병호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무엇보다 김재환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타자라고 평가하는 다양한 스탯 중 한 가지인 볼삼비(삼진 대비 볼넷 비율·수치가 높을수록 선구안이 좋다는 의미)를 0.440→0.538로 높였다. 그러나 113삼진으로 최다삼진 부문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마이크 트라웃(0.917), 코디 벨린저(0.880), 크리스티안 옐리치(0.677) 등 메이저리그 강타자들과 비교하면 선구안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결국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종목에서 빅리그 팀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판타지 기록이 없다는 건 무모한 도전이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새드엔딩'으로 끝난 빅리그 도전, 김재환은 씁쓸하게 제자리로 돌아간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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