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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33)에게 2020년은 실망스러운 한해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민병헌의 부진 이유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주장직의 중압감이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팀 성적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되려 타석에서의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것. 이럼에도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하는 경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주전 도약 후 최대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민병헌이 부진 속에서 책임감까지 내려놓진 않았다는 것.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지는 와중에도 라커룸, 더그아웃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했고 후배들의 조언자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롯데 허문회 감독도 이 부분을 주목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장이 더그아웃, 라커룸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중요하게 본다"며 "민병헌은 실력에 앞서 주장 역할을 하는 선수다. 자리를 비우게 되면 선수들 사이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했다. 또 "주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동료, 코치진까지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민병헌도 그런 부분에서 머리가 복잡한 감이 있었을 것이다. (1군 주전 뒤) 처음으로 야구가 안돼서 얼마나 힘들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그럼에도 민병헌의 팀 내 역할은 수치화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주장'이라는 역할에서는 민병헌이 제 몫을 했다고 봤다.
민병헌은 "항상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기 위해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거인군단의 가을잔치 도약을 위해선 베테랑이자 캡틴인 민병헌의 부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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