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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에 몸담게 됐다. 난 이제 유격수 아닌 2루수다. 자신감이 없었다면 미국 무대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월 1일 샌디에이고와 4+1년 390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약 87억원에 달하는 고액 계약이다. 김하성은 "첫 월급이 입금돼야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웃었다. 강정호(무소속)와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를 동경하던 김하성에게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의 꿈을 심어준 사람은 염경염 전 감독이다.
"내겐 최고의 스승님이다. 제게 기회를 주셨고, 이제 막 주전이 된 어린 선수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셨다. 덕분에 한국에서 잘하는 걸로 끝나지 않고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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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와 3루수로 뛰었는데 이제 2루수로 뛰어야한다. (류)현진 형과 같이 뛰었다면 적응하긴 편했겠지만, 샌디에이고가 내게 진심을 다했다. 어느 팀을 가든 메이저리거들과 경쟁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 정도 자신감이 없다면 미국 무대에 도전하지도 않았다. 시작도 안했는데 지고 들어갈순 없다. 수비는 자신있다. 풀타임 주전이 된다면, 두자릿수 홈런은 칠 수 있지 않을까. 부딪혀보겠다."
샌디에이고가 올겨울 다르빗슈 유와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월드시리즈 도전자로 거듭난 것도 김하성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김하성은 "몇년 안에 우승을 노린다는 샌디에이고 측의 적극성에 마음이 끌렸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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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우승을 말했지만, 한국에선 우승 갈증을 풀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큰 무대, 강한 팀에서 경쟁하고 살아남고자 했다."
김하성은 맞대결하고픈 MLB 투수를 묻자 "모든 메이저리거와 만나고 싶다"면서도 류현진을 꼽았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친 뒤 LA 다저스로 떠났고, 김하성은 2014년에 데뷔했다. 역사상 6번째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KBO리그 출신 타자로서, 역사상 최고의 투수와 맞붙어보고픈 호승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하성의 계약금액은 KBO 포스팅 역사상 최고액이다. 류현진(6년 3600만 달러)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년 1100만 달러)의 진출 당시를 뛰어넘는 대우를 받았다.
"무엇보다 (류)현진 형 공을 쳐보고 싶다. 못 치더라도 투수와 타자로 만나보고 싶다. 내가 메이저리거 중 막내인데, (김)광현 형한테도 인사 잘하겠다. 물론 적으로 만나면 잘 쳐야한다."
김하성은 키움에 대해 '내 가족'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에서도 하이라이트, 기록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2014년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이래 7년간 몸담은 팀이다. 팬들에게도 "7년간 주신 사랑 감사하다. 타 리그로 가지만 응원 부탁드린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김하성은 "야구하느라 배우지 못했다. 몇년 뒤에는 '영어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인사에도 자신감을 담았다.
"난 할 수 있다!(I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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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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