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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것이 염갈량의 야구다!
LG는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투-타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다. 채은성, 이형종 등이 이탈했고 마무리 고우석이 초반 휴업이지만 또 다른 우승 후보인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등의 전력이 압도적이지 못하다는 점에 LG가 선두 싸움을 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정규시즌이든, 단기전이든 우승을 하려면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선수 구성이 필요하고, 부상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승부처에서 벤치의 지략도 필수 요소다. 승부처에서 1점을 짜내 이기는 경기를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시즌 그리고 시리즈 전체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그 효과가 LG 부임 후 2번째 경기부터 나왔다. LG로서는 절체절명의 경기였다. 우승후보인데,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11회초 천금의 찬스를 잡았고, 이천웅의 기막힌 스퀴즈 번트로 결승점을 뽑았다.
세세하게 보면 기가 막히다. 1사 2, 3루 박해민 타석에서 이천웅을 대타로 냈다. 상대에 희생플라이를 노린다는 무언의 압박을 준 것이다. 오히려 스퀴즈를 댈 거면 작전수행이 좋고 발이 빠른 박해민이 나은 선택이었다. 이천웅은 반대로 펀치가 있는 타자다. 그런데 여기서 허를 찔렀다. 초구 스퀴즈.
KT 벤치가 수싸움에서 진 건 고영표를 선택한 것이었다. 고영표는 직구, 체인지업 투피치 피처다. 땅볼 유도가 능하다. 이론적으로는 좋은 선택. 하지만 직구와 체인지업은 번트를 대기 좋은 구종이다. 체인지업이 땅에 박히는 정도가 아니면 무난히 번트를 댈 수 있다. 주자가 3루에 있는데, 땅으로 떨어지는 공을 던지는 건 무리였다. 다시 말해, 고영표의 등판은 LG의 스퀴즈 작전을 도와준 꼴이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