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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래리 서튼 감독이 물러난 지 며칠이 흘렀다.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의 롯데는 기로에 서 있다.
"지금은 1경기, 1경기 준비를 잘해서 최선을 다한 다음에 결과를 봐야 한다. 내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남은 시즌 36경기에 대해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적을 향한 열정과 믿음을 당부했다. '미러클 롯데'를 위한 단합은 필수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 같이 가지 않겠다는 얘기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종운 체제의 롯데. 시즌 초 '롯데의 봄' 처럼 '롯데의 가을' 기적을 쓰며 드라마틱 하게 반등할 수 있을까. 세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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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로 차출된 박세웅 나균안은 롯데 선발진의 핵이다. 딱히 대안이 마땅치 않다.
외국인 선발 듀오 반즈, 윌커슨이 안정적으로 잘 던지고 있는 상황. 박세웅 나균안이 버티고 있었다면 선발 야구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시즌 초 같은 연승 흐름을 탈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일단 박세웅 나균안이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승수를 벌어놔야 한다.
이후 한현희와 2군에 머물고 있는 이인복의 반등이 필요하다. 파이어볼러 정성종의 포텐 폭발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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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불펜은 마무리 김원중에 구승민 김상수 등이 지켜왔다.
연투도 많았고 멀티이닝(1+)도 많았다. 김상수는 2연투가 18차례, 3연투가 5차례나 된다. 구승민은 2연투 14차례, 3연투 3차례에 멀티이닝도 7차례나 됐다. 마무리 김원중은 2연투 14차례, 3연투 2차례에 멀티이닝이 11차례나 됐다.
혹서기를 통과한 시점. 지칠 때도 됐다.
젊은 투수들의 힘 보탬이 절실하다. 최준용 김진욱, 좌완 심재민 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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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팀 실책 75개로 한화 다음으로 실책이 적은 팀이다. 수비율도 9할8푼1리로 한화 삼성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하지만 롯데를 탄탄한 수비의 팀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문제는 수비 범위다. 잡을 수 있는 타구와 잡을 수 없는 타구의 경계선상에 있는 타구들을 처리하는 비율이 썩 높지 않다.
마운드 위 투수들은 예민하다. 타구 판단을 기가 막히게 한다. 잡을 만 했던 공이 쉽게 빠져나갔을 때 상실감이 크다. 그 심리적 여파로 무너지기도 한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려다 늘어나는 실책은 어쩔 수 없다. 보이는 수치와 보이지 않는 수비력은 그만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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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감독대행이 이끄는 롯데는 8월의 마지막 날, 첫 경기에서 선발 윌커슨의 역투와 한화를 5대2로 물리치고 7연패를 끊으며 대행체제 출범 후 첫 승을 기록했다. 구드럼이 또 한번의 송구실책으로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2루타 등 멀티히트와 희생플라이 등 공격에서 활약하며 수비 미스를 만회했다. 송구 자신감으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