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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잘했던 등번호로 돌아가자는 의기 투합이었다.
공교롭게도 등번호를 바꾼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우영은 2019년 16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후 2020년 20홀드 2021년 27홀드를 올리면서 꾸준히 성적이 좋아졌다. 그리고 2022년 벌크업을 하며 구속이 150㎞대 중반까지 치솟았고 35홀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더 좋아지기 위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퀵모션을 수정하는 것이 독이 됐다. 2023년 11홀드에 그친 정우영은 시즌 후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피 뼛조각 수술을 받았고 그동안 달았던 등번호 18번 대신 새롭게 달고 싶어했던 16번을 과감하게 등에 붙였다. 16번은 오타니 쇼헤이의 번호인데 그동안 달아보고 싶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달았고, 2023년 부진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등번호도 바꾼 것. 그러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고 2승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으로 데뷔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은 2023년에 가장 좋은 2승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의 성적을 거뒀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투수로 전향하며 달았던 61번에서 정우영이 달았던 18번으로 바꿨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였고 2승1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9.11에 그쳤다.
백승현이 썼던 61번은 지난해 비어있다가 손호영과 트레이드돼 왔던 우강훈이 달고 있었다. 백승현이 61번을 다시 달고 싶어 하면서 우강훈은 7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최원태가 남긴 20번을 잡았다.
좋았던 때의 등번호가 그때의 모습으로 돌려놓을까.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센터에서 6주 동안 개인 훈련을 받으면서까지 2년간의 부진을 씻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정우영의 노력은 진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