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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번호 바꾸고 동반 부진→좋았던 번호 되찾아. 홀드왕의 18번, 11홀드 61번. 영광도 돌아올까[SC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5-02-03 06:40


"좋았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번호 바꾸고 동반 부진→좋았던…
LG 트윈스 정우영은 지난해 16번에서 올시즌 예전에 달았던 18번으로 등번호를 바꾼다. 스포츠조선DB

"좋았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번호 바꾸고 동반 부진→좋았던…
LG 트윈스 백승현은 지난해 달았던 18번 대신 올해는 예전의 61번으로 돌아온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잘했던 등번호로 돌아가자는 의기 투합이었다.

LG 트윈스 정우영이 지난해 16번에서 올해 18번으로 예전의 등번호를 다시 단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알고보니 백승현과 함께 예전의 좋은 모습을 찾고자 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시즌을 맞이하면서 정우영은 18번으로 바꿨고 백승현은 18번에서 61번으로 번호를 교체했다. 백승현이 지난해 18번을 달았기 때문에 선배인 백승현이 양보를 하지 않았다면 정우영이 다시 18번을 달기는 쉽지 않았던 상황.

공교롭게도 등번호를 바꾼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우영은 2019년 16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이후 2020년 20홀드 2021년 27홀드를 올리면서 꾸준히 성적이 좋아졌다. 그리고 2022년 벌크업을 하며 구속이 150㎞대 중반까지 치솟았고 35홀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더 좋아지기 위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퀵모션을 수정하는 것이 독이 됐다. 2023년 11홀드에 그친 정우영은 시즌 후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피 뼛조각 수술을 받았고 그동안 달았던 등번호 18번 대신 새롭게 달고 싶어했던 16번을 과감하게 등에 붙였다. 16번은 오타니 쇼헤이의 번호인데 그동안 달아보고 싶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달았고, 2023년 부진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등번호도 바꾼 것. 그러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고 2승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으로 데뷔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은 2023년에 가장 좋은 2승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의 성적을 거뒀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투수로 전향하며 달았던 61번에서 정우영이 달았던 18번으로 바꿨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보였고 2승1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9.11에 그쳤다.

둘이 얘기를 나누다가 예전 번호를 달기로 했다고. 정우영은 "시즌이 끝나고 승현이 형과 얘길 하다가 서로 좋았을 때의 등번호를 다시 달아보자는 얘기를 했다"면서 "마침 승현이 형이 내 등번호인 18번을 쓰고 있었는데 형이 바꿔주겠다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변화를 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았을 때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승현이 형도 마침 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바꾸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백승현이 썼던 61번은 지난해 비어있다가 손호영과 트레이드돼 왔던 우강훈이 달고 있었다. 백승현이 61번을 다시 달고 싶어 하면서 우강훈은 7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최원태가 남긴 20번을 잡았다.

좋았던 때의 등번호가 그때의 모습으로 돌려놓을까.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센터에서 6주 동안 개인 훈련을 받으면서까지 2년간의 부진을 씻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정우영의 노력은 진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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