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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로드와 안드레 에밋, 엇갈린 그들의 운명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4-05 11:36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 하는 KCC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안드레 에밋. 사진제공=KBL

'신의 방패'는 장거리포로 무장한 기사단의 창을 끝내 막아내지 못했다.

또 다시 '정규리그 3위→챔피언전 우승' 공식을 성사시키려던 전주 KCC 이지스의 투혼은 아쉽게 물거품이 됐다. 지난 4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KCC는 114대117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4쿼터 막판 2분간 무려 19점을 몰아넣으며 투혼을 아낌없이 불살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패배로 KCC는 2017~2018 시즌을 아쉽게 끝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은 아니다.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고 다가올 새 시즌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시즌 KCC의 핵심 전력이었던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안드레 에밋을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 지가 또 다른 관심사다. 일단 KBL 규정상 KCC와의 재계약은 불가능하지만, 두 선수의 기량이 출중해 다른 팀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에밋의 화려한 플레이는 다음 시즌에는 볼 수 없게 될 듯 하다. KBL의 새로운 신장 제한 기준에 애매하게 걸리기 때문이다. KBL은 김영기 총재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2018~2019시즌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규정을 장신 2m, 단신 1m86 이하로 각각 변경했다. 농구 팬들로부터 '코미디'라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어쨌든 새 규정은 곧바로 적용됐고, KBL 잔류를 원하지만 기준점에 애매하게 걸리는 선수들은 지금 키를 다시 잰다고 난리다.

그런데 에밋은 새 규정에 따르면 사실상 입지가 사라진다. 그의 공식 신장이 1m91이기 때문. 그래서 일단 단신 선수로는 영입이 안된다. 재측정을 하면 신장이 약간 줄어드는 경우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장 5㎝가 줄어드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에밋을 장신 선수로 뽑을 수도 없다. 장신 기준(2m)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에밋은 전형적인 2번 선수다. 만약 그를 장신 선수로 뽑게 되면 해당 팀은 4~5번 유형의 장신 외인 선수를 보유한 팀과 포스트 싸움이 어려워진다. 에밋의 득점력이 탁월하다고 해도 이런 문제를 감수할 팀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로드는 경우가 다르다. 일단 KBL의 새 신장 규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로드의 공식 신장은 200.1㎝로 새 규정에서 불과 0.1㎝ 밖에 초과하지 않는다. 이 정도 차이는 재 측정에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고양 오리온에서 뛴 저스틴 에드워즈는 2016 트라이아웃 때 측정 신장이 186.2㎝였지만, 최근 재 측정에서는 185.8㎝로 나왔다. 인천 전자랜드가 시즌 중 교체영입한 네이트 밀러는 재 측정에서 종전(187.4㎝)보다 무려 2.2㎝가 줄은 185.2㎝가 공식 확인됐다.

때문에 로드 역시 재 측정에서 장신 제한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로드의 가치는 인정받을 수 있다. 이미 오랫동안 KBL리그에서 검증받았고, 이번 시즌에도 평균 18.28점에 8.7 리바운드를 기록한데다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관건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총 70만불)이다. 현재 KBL구단들은 새 샐러리캡 시스템에서 장신 선수의 연봉선을 45~50만불 선으로 감안하는 추세다. 로드가 이를 수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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