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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게 LG와 이관희의 마네킹 후폭풍인가, 진지하고 겸손한 KGC.
하지만 KGC는 '탑독'이라는 평가를 부담스러워한다. 지나친 겸손은 아니고, 상대 SK의 기세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SK는 정규리그 막판부터 6강, 4강 플레이오프까지 무려 15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준용이 없는 게 약점이라는데, 오히려 조직력 측면에서는 훨씬 강해진 모습이다. 그리고 단기전에서는 골밑이 중요한데, SK에는 '보증 수표' 자밀 워니가 있다. 오마리 스펠맨이 훌륭한 선수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워니를 골밑에서 막는 데는 한계점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창원 LG의 '마네킹 사건'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LG는 정규리그 2위로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온 SK에 비해 체력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리즈 전 이관희가 SK 매치업 상대들을 마네킹으로 평가 절하했고, 이게 SK 선수단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이관희 때문에 똘똘 뭉친 SK 선수들이 시리즈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마지막은 고양 캐롯과의 4강 플레이오프 학습 효과다. 당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을 5차전까지 치르며 모든 힘을 쏟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상황의 캐롯을 상대로 KGC가 압승을 거둘 거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양상은 전혀 딴판이었다. 2차전 패배로 당황했고, 3차전도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만약 3차전을 패했다면 KGC도 큰 위기에 빠질 뻔 했다. 무조건 이길 거라는 평가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아닌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이번 챔피언결정전도 SK에 앞선다는 얘기가 썩 반갑지 않은 게 KGC의 솔직한 속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