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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배우 이성민이 영화 '공작'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제71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에 초청된 이 작품에서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맡은 이성민이 제71영화제가 진행 중인 13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한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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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극중 북한 사투리를 소화한 그는 "원래 북한말보다는 전달하는데 신경을 쓰자고 했다"고 설명하며 "그리고 자료를 보니까 심하지 않는 평양말이 있더라. 북한의 지식인들이 쓰는. 그리고 리명훈이라는 캐릭터는 외국에서 많이 생활하는 캐릭터기 때문에 북한 사투리의 맛보다는 전달하는데 힘 썼다"고 전했다.
이날 이성민은 대화와 눈빛만으로 심리전을 펼쳐야 했던 이번 영화 속 감정 연기는 그 어떤 작품 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리명훈이라는 캐릭터가 말은 직선적이지만 굉장히 조심스러운 역이다. 내가 흑금성을 만나고 사업을 시작하고 그 이후에도 끈임없이 속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계산을 많이 했다. 끊임없이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며 "나만 그랬던 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랬다고 하더라. 상상을 초월하도록 힘들었다. 그냥 플렛한 대화로 가면 긴장감이 떨어지니까 밀도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하는게 정말 힘들었다. 숨 한번 쉬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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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달리 유난히 남북 관계가 얼어붙었던 박근혜 정권에서 크랭크인 했던 '공작'. 이성민은 영화 촬영 이후 급변한 남북정세에 대해 신기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가 촬영할 당시 남북관계는 심각하게 얼어붙어있던 상황이었다. 준비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갑자기 급변하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영화와 비슷한 그림들이 연출이 되더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리 건너는 신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저와 흑금성 박성영이 다리를 건너가는 장면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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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을 때 가야 하나 싶었다. 사실 제가 영화제에 참석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자리를 쑥쓰러워 한다. 그래서 꼭 가야할까 싶었는데, 지금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칸 영화제에서 내가 출연한 영화를 처음 본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나는 칸에 있지만 내일은 서울에 있을 사람이니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3년만이 연출작이다.
앞서 11일 오후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됐으며 올 여름 국내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공작'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