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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아리랑' 필름, 북한에?…남북교류가 韓영화에 끼칠 영향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5-16 13:31


ⓒAFPBBNews = News1

[스포츠조선 킨(프랑스)=이승미 기자] 남북공동행사와 이산가족 상봉, 남북 철도 연결. 이 모든 것들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가져온 변화다. 그렇다면 이러한 남북관계의 해빙무드가 문화 예술, 특히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한국 영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16일(현지시간) 제71회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한국의 취재진들이 함께 한 오찬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현재 영진위가 추진중인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범아시아 영화기구인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와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한국 영화 복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이날 오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이 가져온 남북 해빙 모드로 인한 남북 영화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남북영화 교류 계획이 진행중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 전담 팀을 꾸리려고 계획 중이다"고 답했다.
오 위원장은 북한의 영화계의 상황에 대해 "사실 북한에는 '영화계'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북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대부분이 당을 중심으로 한 체제 선전 성격의 영상물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남한의 영화와 교류해야 할지 심도 깊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 영화 상황에 대한 파악이 끝난 후 한국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9년부터 활발한 소통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행방을 찾을 수 없는 한국전쟁 이전의 전설적인 고전 영화의 필름이 북한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한국 영화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며 해당 필름의 디지털 복원작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한국 영화의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행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부터 북한과 차근차근 교류를 해나간다면 내년 북한과 함께 한국 영화 100주년 행사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00주년 행사로 가장 먼저 같이 할 수 있는게 뭔지 생각해 본다면, 함께 우리의 옛날 영화를 돌아보는 거다. 현재 남한에서 흔적도 찾을 수 없는 해방 전 혹은 6·25 영화들이 과연 어디 있겠나. 현재 북한에 많은 수의 필름을 가지고 있을거라 예상된다.
영화 '아리랑' '만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엄청난 영화광이었다. 남한의 감독과 배우를 납치했을 정도이지 않냐.(고 신상옥 감독과 배우 고 최은희 납치 사건) 그가 해외 영화부터 남한 영화까지 엄청난 수의 영화를 관람하고 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분명 희귀본도 가지고 있을 거다. 만약 북한에서 전설로만 남아있는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1926), 남한에서는 필름이 소실돼 찾아볼 수 없는 '만추'(1966, 이만희 감독)이 발견될 수도 있는거다. 북한에서 발견된 필름으로 우리의 기술로 디지털 복원을 해나간다면 이보다 좋은 교류가 어디있겠나. 특히 100주년 행사에서 복원된 영화를 남북 정상이 함께 관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과연 오석근 위원장의 바람은 현실이 될까. 그의 계획처럼 한국 영화 100주년인 2019년. 남북한이 힘을 모아 복원한 전설적인 한국 영화 필름을 관람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한편, 오석근 위원장은 지난 1월 8일 영진위의 새로운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그는 영진위가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기관임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이고 대대적인 내부 혁신을 단행한 바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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