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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빅스의 엔이자, 배우인 차학연을 만났다.
'아는 와이프'를 함께하며 먹먹한 감정을 느꼈다는 차학연은 종영 후 하루가 지난 금요일(21일) 기자와 만나 '아는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완전한 이별을 했다. 차학연은 "여전히 먹먹하다. 종방연을 하면서 드라마를 같이 보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정적이 찾아오더라. 글썽거리는 마음으로 같은 장면을 봤는데 내가 이 좋은 사람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같이 연기를 했다는 것이 정말 먹먹해졌다. 사실 아직 떠나보내지는 못했다. 은행을 지키는 환이라는 캐릭터처럼, 내일 또 아침 7시에 출근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남았다"고 말했다.
초반엔 '밉상'으로 손꼽히던 캐릭터였다. 그만큼 김환은 눈치가 없어 보이기도 했고, 어느 방면에서는 통쾌한 사이다를 날리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끝에는 다시 밉상으로 돌아오는 독보적 캐릭터로 '아는 와이프'를 지켜냈다. 이 때문인지 차학연에게 '김환'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웠던 캐릭터였단다. 차학연은 "저한테는 힘들었다. 저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전부 만들어낸 캐릭터였다 뽀글머리라는 설정부터 높낮이가 심한 말투까지 만들어야 했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말투부터 외관까지 그만큼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고, 노력도 시간도 많이 투자했던 캐릭터다"고 회상했다.
분명 어려운 변신이었지만, 그럼에도 김환은 차학연에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남았다. 차학연은 "환이는 젊은 세대의 대표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저도 늦둥이고, 막내기 때문에 고지식한 면이 있다. 큰형과는 열 네 살이 차이가 난다. 그 사이에 큰 누나, 그리고 둘째 누나가 있다 그러다 보니 환이가 얄미워 보이기도 하더라. 그래도 곱씹어 생각하니 달랐다. 환이가 회식을 가리켜 '업무의 연장'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촬영을 하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더라. 저희가 촬영을 아침 7시에 시작해서 보통 밤 11시쯤 끝을 내는데 일곱시가 되면 자연스럽게 회식자리 장면을 찍으러 이동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일곱시가 되니 녹초가 되더라. 회식이 일의 연장 같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환이는 극중에서 지점장님을 신고하는데, 사실 환이는 지점장님에 대한 악감정이 아니라 부조리를 짚고 넘어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더라. 환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과 이해를 하게 됐고 또 타협도 하게 됐다. 환이의 행동에 대해 이해가 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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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독탁하고, 또 밝았던 캐릭터 덕인지 차학연은 현장의 선배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다고. 그는 "제가 만약 환이가 아니었다면 현장에서 얼었을 거 같더라. 캐릭터가 어떤가에 따라 선배님들이 저를 대하는 것도 다르더라. 제가 진지하고 진중한, 차분한 성격의 캐릭터였다면 그렇게까지 선배님들과 친해질 수 없지 않았을까 싶다. 막내로서 더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우리 지점장님이신 손종학 선배는 '환아 난 네가 너무 예뻤어'라고 해주셨고, 우리 변팀장님인 박원상 선배는 종방연 날 제게 '너의 연기와 리액션이 좋았어. 내 대사를 들어주고 흡수해주느 모습이 좋았다. 지금처럼 연기하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니까 열심하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저도 배려할 수 있는,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걸 느낀 거 같다"고 '아는 와이프'를 통해 배우고 남긴 것에 대해 언급했다.
'아는 와이프'는 지난 20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마지막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7.9%, 최고 8.6%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1위를 수성, 수목극 1위로 종영을 맞았다. '믿고 보는 배우' 조합인 지성과 한지민의 열연, 그리고 극을 가득 채웠던 장승조, 박희본, 차학연 등이 힘을 보태며 호평 속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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