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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우아달 리턴즈'가 집의 위생뿐만 아니라 정서문제를 한꺼번에 바로잡으며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줬다.
이 집의 문제는 정리만이 아니었다. 다섯 가족 모두 위생관념과 생활 규칙이 없고 역할분담도 잘못되면서 가족의 건강, 정서발달 모두 빨간 불이 켜져 있었다. 문제는 엄마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엄마는 의도적으로 아이들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뇌전증과 우울증을 오랫동안 앓고 있어 밤낮으로 무기력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아픈 엄마의 눈치를 보고, 원하는 것이 있어도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다. MC 이현이는 "첫째가 또래들보다 훨씬 성숙해요. 어깨가 무거울 것 같아요"라고 염려했다. 그래도 "우리 엄마 아빠가 100점"이라며 부모에 대한 믿음이 단단한 아이들을 보면서 이현이와 김남욱 전문의는 희망을 발견했다.
심리검사를 통해 아이들이 '소아우울증'이라고 진단한 김남욱 전문의는 "소아의 정신은 결국 가족 정신의 이야기"라며 "아이와 환경, 부모 모두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큰딸이 "내가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에요"라고 말한 데 주목하며, "큰딸은 엄마 역할을 하며 인정받은 경험이 쌓여 남에게 희생당하기 쉬운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야 대인관계에서 실수해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가족들은 함께 생활 계획표를 작성함으로써 스스로 규칙을 지키는 자기조절력을 키우기로 했다. 마음 내키는 대로 불규칙하게 행동하는 대신, 기본 규율을 함께 세우기로 했다. 하루종일 게임에 빠져 있던 둘째는 "컴퓨터는 할 일을 모두 마친 후 사용한다"는 규칙을, 엄마는 "밤 9시에서 10시 사이에 꼭 잠들기"를 제안했다. "제 시간에 학교 가기" "하루 한 번씩 서로에게 칭찬해주기" 등의 규칙도 만들었다.
두 번째로 '감정 풍선 놀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연습을 했다. 이 놀이는 가족끼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김남욱 전문의는 "평범한 환경을 겪어봐야 다른 사람들이 갖는 평범한 가치관을 갖는다. 환경, 건강 문제 해결 외에도 아이들이 보통 사람 같은 일반적인 가치관을 갖게 만들기 위해서 가족들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런 코칭을 제안했다.
세 번째 솔루션은 큰 딸이 엄마의 역할을 해온 오랜 패턴을 깨고 가족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엄마와 큰 딸의 1:1 대화가 마련됐다. 엄마 역할이 아닌, 딸로서만 지내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라는 전문가의 요청에 엄마는 눈물을 삼키며 "네가 12살 나이 답게 힘든 거 있으면 엄마한테 다 이야기하고, 언제든지 엄마에게 기댔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어른아이'가 될 수밖에 없던 어린 딸을 꼭 안으며, 이제는 '아픈 엄마'에서 '아파도 힘을 내는 엄마'로 우뚝 서기로 다짐했다.
솔루션의 효과로 엄마와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이어졌다. 아침 밥상을 차리고, 게임을 말리는 등 말이 아닌 행동에 나선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장난치고 애교부리기 시작했다. 첫째의 아토피도 "알아서 스스로 케어하라"던 엄마는 "샤워하고 나오면 엄마가 로션 발라줄게"라고 말하며 적극적이고 다정하게 변했다. 귀가 후에도 손조차 씻지 않았던 삼남매는 이제 다같이 뽀득뽀득 손을 씻는 청결한 가족으로 대변신했다. 맞춤 솔루션을 제시한 전문가도, 가족들 자신도 모두 놀랄 만큼 180도 달라졌다.
전문가의 '찾아가는 육아 코칭' 외에, '우아달 리턴즈'는 출동 이후에도 지속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해당 가정에 한유정 정리전문가를 파견했다. 어수선하고 창고방 같던 집에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면서 공간도 확 바뀌었다. 가족들은 이후에도 가족회의를 소집해, '약속판'에 아이들이 지켜야할 위생수칙을 적고 깨끗한 집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SBS플러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