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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23년 계묘년, 한국 영화는 1000만 기록이 연이어 터지며 관객들로 극장이 발 디딜 틈 없는 전성기를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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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맞은 반전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던 지난해 여름 극장. SF 판타지 액션 영화 '외계+인'(최동훈 감독) 1부를 시작으로 전쟁 액션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김한민 감독),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 첩보 영화 '헌트'(이정재 감독)까지 초호화 블록버스터가 대거 쏟아지면서 다시 충무로 르네상스가 열리는 듯 보였지만 기대와 달리 예상을 밑도는 흥행 성적으로 영화계 충격을 안겼다. 1000만 흥행작은 고사하고 '외계+인' '비상선언'이 생각지도 못한 논란에 휩싸이며 손익분기점조차 도달하지 못했고 그나마 '한산'과 '헌트'가 수익을 내면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1년 중 가장 치열한 여름 극장가마저 무너지면서 충격에 빠진 한국 영화계는 추석, 그리고 연말 텐트폴 시즌에 저마다 항복 깃발을 흔들며 몸을 사렸고 그 결과 '아바타2'와 같이 빈집 털이에 성공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만 두둑이 불려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은 출발로 한국 영화에 힘을 실었다. 일단 첫 텐트폴 시즌인 설날 극장에 스파이 액션 영화 '유령'(이해영 감독)과 범죄 액션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이 한국 영화 간판으로 나서 자존심을 회복할 전망이다. 다만 '유령'은 연출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가, '교섭'은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라는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있어 흥행을 단언하기 조심스러운 상황. 2023년 한국 영화 분수령이 될 '유령'과 '교섭'의 흥행 행보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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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치달았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많은 신작이 개봉을 눈앞에 두고 무기한 포기를 선언하면서 각 투자·배급사 라인업에 쌓이게 된 간판급 기대작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방출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 '원더랜드'(김태용 감독) '더 문'(김용화 감독) '피랍'(김성훈 감독) '드림'(이병헌 감독) '보고타'(김성제 감독) 등 듣기만 해도 쟁쟁한 기대작들이 올해 라인업에 포진되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간판에 불을 켠 작품은 '1947 보스톤'이다. 오는 9월 추석 개봉을 못 박은 '1947 보스톤'은 설 연휴를 앞두고 론칭 포스터와 론칭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관객의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아직 개봉일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원더랜드'는 여름이 오기 전 상반기에, '더 문'은 여름 텐트폴로 개봉을 노리고 있는 상황. 나머지 묵은 기대작들 역시 시시각각 변하는 개봉 분위기를 따라 올해 묵힌 대작들을 털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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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범죄도시2'가 최적의 개봉 시기로 1000만 흥행을 거두면서 지난해 유일한 1000만 한국 영화 기록을 세운 가운데, 하늘의 별 따기가 된 1000만 기록이 올해 극장가에도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범죄도시2'로 1000만 흥행 맛을 본 '범죄도시' 시리즈 팀은 지난해 연말 촬영을 마친 '범죄도시3'(이상용 감독) 개봉을 빠르게 준비 중이다. '범죄도시2'를 향한 관객의 폭발적 관심이 사라지기 전 '범죄도시3'를 관객에게 바로 선보여 시리즈 '쌍천만'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 지난해 여름 텐트폴 시장에서 활약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올해엔 '이순신 프로젝트'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이야기, '노량: 죽음의 바다'(김한민 감독)도 시동을 걸었다. '명량'(14)으로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운 김한민 감독이 '노량'으로 올해 다시 한번 1000만 기록을 도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쌍천만 시리즈'의 신화를 세운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SF 영화 '더 문'도 1000만 기대작으로 입소문을 얻고 있다. 한국 SF 장르 최초의 기록을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