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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자칭 타칭 '신이 내린 꿀팔자'다. 스스로 가수 윤종신이 임보(임시보호)하고 김은희 작가가 입양한, 눈물자국 없는 몰티즈라고 소개한 반(半) 예능인 장항준 감독이 자신과 똑 닮은 순도 100% 청춘 백서로 6년 만에 '본업'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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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가 가져야 하는 필연적인 클리셰를 따라가는 '리바운드'지만 결코 고루하거나 뻔하지 않다. 실화가 주는 힘과 이 실화를 영화화하기까지 마음을 쏟은 장항준 감독의 진심이 곳곳이 묻어있기 때문. 보는 이들을 괴롭게 만드는 지독한 빌런이 등장하지 않고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처절한 신파도 없다. 그저 사랑하는 대상(농구)을 향한 청춘들의 순애보에 초점을 맞췄고 곳곳에 '예능인' 장항준 특유의 사랑스러운 유머와 마음이 갈 수밖에 없는 인간미가 녹아들었다. 1020 세대에게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용기를, 3040 세대에게 지나간 청춘을 반추하게 만드는 신묘한 쓰담쓰담을 선사한다. 언더그라운드들이 만든 기적의 반전 드라마는 봐도 봐도 짜릿하며 녹록한 세상에 '그럼에도 희망'을 꿈꿔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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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가까이 투입된 대작도, 초호화 캐스팅도 아니다. 순제작비 70억원의 미들급 체격으로 등판한 '리바운드'는 마치 영화 속 모습처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하나로 힘든 한국 영화의 명운을 지게 됐다. 마음을 모아 '우리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정공법을 택한 '리바운드'는 전반전 소소하지만 귀여운 코미디로 웃음을 터트리고 후반전 농구를 모르는 관객들도 이해하기 쉬운 해설과 리얼한 롱테이크 경기 장면들로 완벽히 빠져들게 만든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투혼의 중앙고 경기는 예상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하며 보는 이들의 단전을 뜨끈하게 만든다.
'기억의 밤'(17) 이후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장항준 감독은 다시 진중한 연출자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신이 내린 꿀팔자'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열린 '농놀 신드롬'의 정점에 등판한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는 시기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리바운드'가 그동안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표 한국 스포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08, 임순례 감독) '국가대표'(09, 김용화 감독)의 흥행 계보를 이어 오랜 한국 영화 기근을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바운드'는 오는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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