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성+인물' 제작진이 일련의 논란들에 입을 열었다.
특히 성 착취 피해가 문제 되는 만큼, 음지 문화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비판이 상당하다. 정효민 PD는 "성 착취 피해 문제는 저희도 고려했다"라며 "어느 산업이든 명과 암이 두드러지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일부 암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전혀 다룰 수 없냐는 아닌 것 같았다. 가치 판단을 하기보다는, 정통적으로 일을 걸어왔고 그 일에 소신을 가지고 업에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야, 궁금한 흐름에 맞춰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
이어 "성시경 씨도 마찬가지고 신동엽 씨도, AV 배우분들에 대해 존중하고, 그분들이 하는 업을 그 자리에서 희화화하거나 업신여기지 않는 진솔적인 인터뷰어의 포지션이었다"라며 정 PD가 2013년 연출한 '마녀사냥'을 언급했다.
당시에도 MC로 신동엽과 성시경이 나섰던 점을 거론하며 "그때만 해도 미혼의 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다. 그래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문화가 됐는데, MC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는 MC들의 생각보다는, 그들의 생각과 소신을 최대한 솔직하게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동엽 씨의 야한 드립의 빈도나 강도가 센 것 같지는 않고, 예능에서 필요한 윤활유 역할 정도 했다.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성시경 씨 역할도 그렇고, 리스너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도 MC분들에게 그 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
그러면서 '성+인물'이 AV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를 우려했다. 정 PD는 "'성+인물'이라는 제목이 성과 인물이라는 제목이다. 성이 예민하고 모두가 관심 가지고 있는 주제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AV에 너무 초점이 맞춰졌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데, 대만 편에는 더 확장된다. 성에 대해서 완고하고 포용적인 것을 떠나서 사회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향유하고, 성과 관련된 직업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면서 즐기시기를 바라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대만 편에 대해서는 "대만에서 찍은 아이템이 다양하다. 우리는 동성애에 대해 갑론을박한 상황인데,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이 합법화됐다. 대만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동성 부부가 육아도 하더라. 또 대만 성 박람회에는 3대가 관객으로 참석하는 등 생각하는 것이 다양했다.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예능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마녀사냥'도 초반에는 갑론을박이 있었다"라는 정 PD는 "예능이 이 정도 화제를 가지게 되면 시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그러면 사람들이 귀 기울여 주는 예능의 순기능도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양한 담론이 나오게 되면, 예능도 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는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분들이 모여서, 그 의견이 공통되게 된다. 그 안에서만 얘기를 나누며 매몰되기보다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서로 얘기 나누고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좌표는 어디일까'를 얘기하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라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교양으로 뻗어나가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