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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에릭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촉망받던 화가 피카소에게 빛의 변화에 따라 피사체를 모사하는 건 어리석을뿐더러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대신 '영원한 시간'을 캔버스에 담으려 했다. 구, 원통, 원추와 같은 도형을 이용해 사물의 특징을 표현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물의 특징을 이런 도형을 활용해 잡아내기 시작했다.
피카소를 위시한 입체파 화가들은 일정 부분 인상주의의 한계를 극복했지만, 관람객들 입장에선 이들의 그림은 뜨악하기만 했다. 이런저런 도형이 뒤섞인 그림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관람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대상의 윤곽, 관련 대상이나 단어, 제목 등의 단서들에 반응하여 자유 연상을 하는 식"이었다.
신간 '미술, 마음, 뇌'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저자가 현대미술의 걸작들과 뇌의 작용을 연결 지어 설명한 책이다. 지난 10여년 사이에 발표한 7편의 에세이를 모았다. 심포지엄이나 강연, 전시회 도록, 평론집, 단행본, 논문 등 여러 형식으로 발표된 글을 다시 새롭게 정리했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이 수천 년 동안 초상화에 주목한 것이 뇌의 측두엽에 자리한 '얼굴반'(FFA·얼굴 인식영역)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이 세포들은 얼굴의 위치, 크기, 응시 방향의 변화뿐 아니라 얼굴 각 부위의 모양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클림트의 그림에서 드러나는 에로티시즘과 공격성의 융합이 기묘한 매력을 풍기는 이유는 이 같은 '융합'이 우리 뇌의 시상하부 세포군을 자극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프시케의숲. 280쪽.
▲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 = 공익인권법재단 지음.
국내 최초 전업 공익변호사 단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벌여온 치열한 법정투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들은 창립 이후 20여년간 862건의 공익소송 지원, 151건의 연구·실태조사, 148건의 법제도 개선 활동 등을 펼쳐오며 힘없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법의 문턱을 낮추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저자들은 이주 난민, 성소수자, 여성, 빈곤, 불안정노동, 재난 참사 등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던 사건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창비. 252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