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앤서니 브라운 "매체 발달에 그림책 위기…관심 부활하길"

기사입력 2025-08-13 14:07

영국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에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아트센터 이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에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아트센터 이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 방문한 앤서니 브라운이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 자신의 전시 '앤서니 브라운展(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을 손자·손녀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아트센터 이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6년 만에 방한해 가족과 전시 관람…최신 원화 아시아 첫 공개

"아이들에게 가르침 주는 대신, 열린 결말 통해 생각 유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유튜브, 애니메이션, 만화책 등 여러 매체가 발달하니까 그림책은 위기에 처한 상황이죠. 다시 그림책을 향한 관심이 부활하기를 바랍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79)이 한국에서 열린 전시 '앤서니 브라운 전(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을 기념해 6년 만에 방한했다.

브라운은 13일 전시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해온 긴 세월 동안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 털어놨다. 그는 1976년 데뷔해 내년 데뷔 50주년을 맞는다.

그는 "최근 10년을 제외하고 거의 40년 동안 많은 학교에 방문하고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어린이들을 만나왔는데, 긴 세월 동안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브라운은 다양한 매체로 인한 그림책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그림책을 놓고 어른이 글을 읽어주면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른과 아이는 서로 다른 것을 느낄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며 그림책의 역할과 특수성을 강조했다.

브라운은 1976년 데뷔작 '거울 속으로'부터 2024년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까지 총 57권의 그림책을 펴냈다. 가족, 전래동화, 인간애, 행복 등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그림체로 사랑받고 있다.

2000년에는 영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대영제국 사령관 훈장'(CBE)을 수훈했다.

브라운은 "저는 어린이 교육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책을 만들 때도 아이들을 가르친다거나 경각심을 주는 걸 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책을 만드는 것은 그 과정을 스스로 즐기기 때문이고, 아이들도 저처럼 즐기고 책을 읽은 뒤에 여러 생각을 해보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그림책에 유독 열린 결말을 많이 쓰는 이유는 아이들이 여러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막을 올린 이번 전시에서는 브라운이 그간 펴낸 그림책 원화 총 260여점을 선보인다. 그중 2023∼2024년 출간된 그림책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우리 할아버지',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의 원화가 공개되는 것은 아시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운의 그림 외에도 그의 그림에 영감을 준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나란히 전시된다. 일상 사진과 그림을 비교하고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직접 개인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놀이형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브라운은 이날 아들, 딸과 손자, 손녀 등 가족들과 함께 전시실을 둘러본 뒤 "그간 여러 나라에서 제 그림이 전시된 것을 봤지만, 그 중 이 전시가 최고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15∼17일 사인회를 열어 국내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전시는 9월 28일까지.

jaeh@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