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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으로 전북 컴백한 백승권, 위기의 구단 어떻게 바꿀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8:23



위기의 전북 현대를 구할 소방수로 백승권 신임 단장(56)이 선임됐다.

현대차그룹은 6일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백승권 현대차 울산 홍보팀장이 상무로 승진하며 공석이 된 전북 현대의 신임 단장을 맡게 됐다.

전북은 최악의 위기에 빠져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3일 전북이 제출한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박탈에 대한 제소를 기각했다. 불과 3달 전 아시아챔피언의 환호를 맛봤던 전북은 졸지에 ACL에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CAS 제소 과정부터 기각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12년간 전북을 이끌었던 이철근 단장이 사임했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의 양대 축이자 모기업 현대자동차와 축구단의 가교역할을 하던 이 단장이 물러나며 창단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때문에 차기 단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 전북의 선택은 백 단장이었다. 백 단장은 이 단장 사임 이후 곧바로 하마평에 올랐다. 그만큼 전북을 잘 아는 인사란 뜻이다. 1986년 현대자동차 입사 후 공장 총무부 홍보과와 서무과에서 근무했던 백 단장은 2000년 운영팀에 들어오며 전북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현대차 울산 홍보팀장으로 발령이 나기 전까지 사무국장, 부단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이 전성시대를 여는데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전북은 2009년부터 네 차례의 K리그 정상(2009년, 2011년, 2014년, 2015년)에 오르며 리딩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백 단장의 선임은 개혁 보다는 안정의 의미가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 앞으로 다가온 시즌이다. 구단 운영에 이 단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만큼 공백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 백 단장은 풍부한 프런트 경험을 갖고 있다. K리그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최강희 감독과도 구면이다. 4년간 동고동락했다. 전북의 첫번째 영광이었던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함께 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위기 수습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여기에 홍보팀장으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백 단장은 모기업 사정에 밝다. 구단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다.

또 기존에 해왔던 프로젝트도 공백 없이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현재 '비전 2020'을 진행 중이다. 선진 유소년 시스템 구축과 프런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단의 100년 대계를 위해 이 단장이 역점을 두고 펼쳐온 사업이었다. 백 단장은 이 단장이 전북의 사무국장으로 취임한 2003년부터 6년간 함께 호흡했다. 백 단장이 이 단장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만큼 기존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지금 기로에 섰다. 축구에 대한 모기업의 투자가 지금까지 처럼 계속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이미지 쇄신 등 과제도 산재해 있다. 백 신임 단장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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