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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팀들이 자취를 감췄다.
충격이다. 2009년 ACL 본선이 32개팀으로 확대된 후 K리그 팀들은 꾸준히 8강 이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4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역대로 치면 우승 11회다. 최다 우승 리그다. 준우승만 6회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 리그다.
하지만 올시즌엔 다르다. 이른 시점에 자취를 감췄다. 이유가 뭘까.
이런 이유로 '큰 손' 전북이 ACL에 나서지 못한 게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 시즌 ACL 우승팀 전북은 심판 매수로 출전권을 박탈당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 겨울 김진수 김보경을 영입한데 이어 수비자원 이 용과 이재성을 영입했다. 대구의 승격을 이끌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델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진출권을 박탈당하며서 빛이 바랬다. K리그 사정에 밝은 다른 관계자는 "현 ACL 상황만 놓고 보면 아쉽기도 하다. 다른 팀들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ACL에서 전북만큼 강한 모습 보이긴 힘들다"며 "만약 전북이 진출했다면 그래도 K리그 팀들이 전멸하는 상황까진 안 나왔지 않을까"라며 아쉬워했다.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클래식 구단 한 관계자는 "서울과 수원은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력이 전보다 약해진 것 같다. 울산, 제주의 경우엔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김도훈 울산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은 첫 ACL이다. 열심히 준비를 했겠지만 아무래도 ACL은 다른 무대이다 보니 경험 부족에서 오는 약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ACL 진출팀에 대한 연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클래식 구단 관계자는 "그간 거액을 투자했던 중국이 다시 제동을 거는 것을 보면 큰 돈 쓰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다"며 "J리그의 경우 연맹 차원에서 ACL 진출팀 일정, 재정 등 지원을 한다. 단기 성과를 노린 선수 영입보단 근본적인 리그 선순환 구조가 잡혀야 한다. 지금까지 그게 잘 안됐기에 올해같은 상황이 나온 것 같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현재 일정 조정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예산 지원은 구단 대표 이사회를 통해 합의하면 ACL 진출팀에 광고사용료 분배금 비율을 달리해 몰아줄 수도 있겠으나, 쉽지 않다. 민감한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될 금액도 아니다. 예산 자체가 적기 때문에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맹 차원에서도 K리그 팀들이 ACL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지만 ACL에 나서지 못하는 팀과 형평성,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