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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강상우(24·포항)의 롤모델은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었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포지션에 재미를 느꼈다. 주변에서 "이제 제 포지션을 찾은 것 같다"는 칭찬도 들렸다. 그럴수록 더욱 새로운 포지션에 몰두했다. 윙백들의 플레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자신처럼 왼쪽에서 뛰는 오른발잡이 윙백들을 찾았고, '초롱이' 이영표의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봤다.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박지성을 목표로 뛰었던 강상우는 이제 이영표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제 강상우는 제법 윙백스러워졌다. 포백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윙백을 적극 활용하는 최순호 감독의 전술 아래서 강상우는 물만난 고기처럼 뛰고 있다. 윙백으로 전환한 후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도드라지고 있다. 윙어 시절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던 결정력 약점도 윙백 변신 후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스로는 "골을 넣는 것보다 막는게 더 편해졌다"고 웃는다. 생각해보니 예전부터 윙백과 인연이 있었다. 프로 1~2년차에도 윙어가 아닌 윙백이었던 신광훈, 김대호, 박희철의 플레이에 눈길이 갔다. 아마도 지금의 성공 변신은 그 때부터 이미지적으로 준비된 결과인지 모른다.
한국 축구는 윙백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기술이 좋은 강상우라는 새로운 윙백은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과 강상우는 이미 2015년 카타르 U-22 챔피언십에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강상우는 '제2의 이영표'가 될 수 있을까. 강상우의 축구인생 2막이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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