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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웃지못한 신태용 "문제점 고쳐야, 한-일전 최선 다할 것"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12-12 19:52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축구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신태용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도쿄(일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2.12/

90분 경기를 마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이기고도 웃을 수가 없는 내용과 결과였다. 밀집수비로 나선 북한을 흔들기 위해 전방에 발빠른 공격진을 세웠고, 스리백을 활용하며 역습 차단을 노렸다. 내용-결과를 모두 잡기 위한 포석이었으나 결과는 상대 자책골에 의한 1대0 진땀승이었다.

신 감독은 "오늘 전술적으로 변화를 준게 북한에겐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포백으로 나서고 역습을 활용할 것으로 분석했을 것이다. 스리백을 내놓으면서 상대가 상당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스리백은 잘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긴 만큼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승과 월드컵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여정이다. 하지만 색채가 불분명하다. 포백과 스리백을 넘나드는 구성을 지난 두 경기서 내놓았으나 순간 대응 능력도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때문에 신 감독이 과연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나오고 있다.

신 감독은 "본선으로 가는 과정이다. 본선에서 포백, 파이브백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며 동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다. 첫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감독이 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 준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럽고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술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선) 순간 상황에서 실수가 빚어지며 실점으로 이어진 부분은 선수, 코칭스태프가 배운다는 자세로 고치고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100% 완벽하게 준비한다고 하지만 공은 움직이고 선수도 같은 장면을 계속 만들어갈 순 없다"면서 "순간 상황마다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 배우고 보완해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부족한 점은 고쳐 나아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날 들고 나온 스리백을 두고는 "본선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팀들을 만난다. 스리백 활용을 써야 할 시점이 있다. 그래서 실험해봤다"며 "오늘 선수들의 활약은 칭찬하고 싶다. 수비에 치중하다보면 공격이 무뎌질 수 있다. 공격적으로 나서면 수비 무게가 약해지는 차이가 있다. 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면 수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수비라인을 내리고 무게 중심을 둔 만큼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부분은 인정할 만하다"고 했다.

리드하던 중국전의 무승부에 이어 자책골로 북한전 승리를 얻었다. 다가오는 일본전에서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신 감독은 "결정력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선 골을 넣어야 한다. 문전 앞에서 집중해 전, 후반 찬스 상황에서 1골 씩은 넣어줘야 한다. 그래야 팀이 힘을 받고 승리할 수 있다"고 제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안방에서 치르는 한-일전이다. 선수들이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강조할 것이다. 함께 본선에 나서는 일본과 멋진 경기를 하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 감독은 마지막 멘트의 통역이 끝나자 사회자의 마무리가 끝나기 전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긴 채 그대로 자리를 떴다. 승리했으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한편, 요른 안데르센 북한 감독은 "선수 개개인, 국가적으로 특별한 승부였다. 전체적으로 위축된 감이 있었다"며 "한국 축구가 아주 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앞선 경기에서 6명의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체력, 개인 기량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 전개가 굉장히 어려웠다. 월드컵에서도 열심히 뛴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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