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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 운명 바꾸는 VAR, 일관성은 아직 물음표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6-22 05:59


ⓒAFPBBNews=News1

포르투갈 주장이자 세계적인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는 2경기에 4골을 몰아치며, 최고 스타임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 이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다.

이제 VAR은 세계 축구의 한 흐름이 됐다. 월드컵에서는 이번에 처음 VAR이 도입됐다. VAR은 비디오 판독으로 주심의 판정을 돕는다. 주심이 놓치고 지나간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잘못된 판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 오심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역대 월드컵을 보면, 오심으로 눈물을 흘린 팀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4년 마다 한 번 열리는 월드컵에서 오심으로 경기 결과까지 바뀐다면 그 억울함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공정한 판정을 위해 VAR이 최초로 도입됐다.

첫 VAR 판정은 지난 16일 프랑스와 호주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나왔다. 후반 11분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하던 중 넘어졌다.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으나, VAR 심판진이 신호를 보냈다. 판독 결과 페널티킥 선언. 키커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선제 골을 터뜨렸다. 프랑스는 이 경기를 2대1로 이겼다. VAR 판정 번복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페널티킥 선언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이 장면에 대해 평점 10점 만점 중 7점을 내렸다. 이 매체는 '명백하다거나 실수였다고 모두가 동의하긴 어려운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VAR이 확실히 제 역할을 한 경기들도 있었다. 페루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17일 덴마크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은 장면과 이집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가 20일 러시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은 장면 등은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은 순간들이었다. 쿠에바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덴마크 유서프 폴센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살라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러시아 로만 조브닌에게 파울을 당했다. 주심은 페널티박스 밖에서 발생한 파울이라고 봤다. 그러나 판독 결과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파울이었다. 결국 키커로 나선 살라는 월드컵 첫 골을 기록했다.

애매한 장면과 판정도 속출하고 있다. 모로코가 희생양이 됐다. 모로코는 20일 포르투갈전에서 0대1로 패하며 16강 좌절이 확정됐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마크 가이거(미국) 주심은 모로코에 다소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 특히, 후반 34분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핸드볼 파울을 잡아내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VAR이 적용되지 않았다. 모로코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VAR 진행 과정의 문제도 지적된다. 한국은 18일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김민우의 태클은 명백한 반칙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한국이 역습하는 과정에서 VAR 판독을 결정했다. ESPN은 이 판독에 대해 7점을 매기면서 '정확하게 판정을 뒤집었다. 하지만 역습 상황에서 멈춘 것은 잘못됐다. VAR 프로토콜은 오직 중립 지역에서나 공이 밖으로 나갔을 때 경기를 멈출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지금까지의 판정들을 보면 일관성이 부족해보인다. 일각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FIFA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전직 프리미어리그 심판인 마크 할시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일관성이 없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시행됐으면 안 됐다"고 비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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