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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멤버 맞아요?"
히로시마 측에서 돌아온 대답은 "지금 뛰는 선수들이 ACL에 출전할 베스트 맞다"였다. FC서울 관계자는 "당시 보여줬던 압박 축구가 K리그1 시즌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두 번 놀랐다.
FC서울은 시즌 초반 돌풍의 팀이 됐다. 무실점 2연승, '슬로스타터'라는 과거 오명과 함께 주변의 우려도 말끔히 날렸다. 사실 FC서울은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까닭에 시즌 전망이 어두운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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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함'의 비결에 대해 최 감독은 우선 지난해 '폭망'한 것이 약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 강등 위기를 겪으면서 맺혔던 한을 떨쳐내려는 몸부림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승부욕을 끄집어 내기 위해 최 감독이 전지훈련 동안 기술 연마보다 더 강조한 게 있다. '내부소통'이었다. 최 감독은 "내가 좀 외로워도 괜찮으니 너희들끼리는 친해져야 한다. 너무 친해서 서로 믿지 않으면 목표 달성도 못한다고 귀가 아프도록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리그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콴시(關係)'의 교훈을 벤치마킹했단다.
알리바예프는 해외리그가 처음이고, 페시치는 2차 전지훈련 때 뒤늦게 합류한 터라 선수들간 화합이 급선무였다. 여기서 최 감독은 '기술'을 부렸다. 모든 선수에게 일일이 '형님'처럼 다가갈 수는 없는 노릇. 하대성(34) 박주영(34) 고요한(31) 등 베테랑 선수들을 '포섭'했다. 하나를 얘기하면 열 개를 알아듣는 베테랑들과 흉금을 턴 미팅에서 부탁 섞인 지령을 내렸다. "너희는 경험 많으니 잘 알잖아. 올해 우리팀은 개인 능력으로는 답이 안나온다.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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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압박 축구를 오랜 시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압박은 풀리고 만다. 이를 위해 괌에서의 1차 전지훈련때 혹독하게 실시한 체력훈련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최 감독은 "압박이라는 게 위험한 단어다. 전체가 조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한순간에 망가져 가장 느슨한 축구가 될 수 있다"며 "올해 선수 구성상 싸우지 않고 물러서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체력이 뒷받침 안되면 도태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초반 상승세 때문에 걱정거리도 늘었다. 갑자기 연승하니까 선수들이 우쭐댈까봐서다. 최 감독은 "아직 완성체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내가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같이 갈 수 없다"며 "항상 채찍을 들고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익살스런 말솜씨를 빼놓지 않았다. "내가 쌍절곤을 들게 되면 안될낀데…."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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