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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생각지 못했던 두 선수가 경기 분위기 전체를 바꿨다. 지친 대구FC에 활력소가 될 조짐이다.
두 사람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치른 복귀전에서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들이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면, 새 얼굴을 동시에 기용한 자체가 무리한 판단이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은 마치 기존에 대구에서 뛰던 선수들처럼 팀에 잘 융화됐다. 경기 중 뺄 이유가 없었다. 아산에서 계속 경기를 뛰었지만 K리그1과 K리그2의 일정, 경기 압박감 등을 고려하면 기존 대구 선수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있었던 게 사실. 그리고 오랜만에 대구 홈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이를 더욱 악물고 뛰었다.
사실 이들을 깜짝 스타라고 할 수도 없다. 이미 아산 입대 전 주전급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었다. 김동진은 2016 시즌 대구의 주전 측면 수비수로 활약하는 등 K리그 117경기를 소화했고, 김선민 역시 119경기 10득점 13도움을 기록하던 선수였다. 실력이 있었기에, 당시 입대 경쟁이 치열했던 아산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돌아와 낯설었을 뿐이지, 이들은 마치 영입 시장에서 데려온 즉시 전력감이었다.
경남전을 보면 김선민이 츠바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폭넓은 활동량과 패싱 능력, 경기 조율 능력을 자랑하는 스타일인데 첫 경기부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상대 공격을 끊어내고 전방에 안정적으로 볼 투입을 잘해줬다. 상대를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근성은 보너스였다. 그러니 대구가 자랑하는 스리톱 에드가-세징야-김대원의 공격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진의 경우 스리백을 가동하는 팀 전술에 맞춰 왼쪽 미드필더로 투입돼 끊임없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했다. 빠른 공수 전환이 돋보이는 선수로,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뛰었다. 상대가 에드가와 세징야 등 중앙쪽 선수들 수비에 집중할 때, 김동진이 빠른 스피드로 침투하면 왼쪽 공간에서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김동진의 가세로, 기존 왼쪽 미드필더 요원이던 황순민이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게 됐다.
경남전에서는 대구가 정태욱-김우석-박병현 스리백을 사용했는데, 이들 중 누군가 부상이나 징계, 체력 저하 등으로 빠진다면 김동진이 스리백 왼쪽 수비를 담당해줄 수 있어 선수 운용의 폭을 넓혀주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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