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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한축구협회(KFA)가 고등학교 축구 승부조작 여부를 가리기 위해 본격적인 실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석연찮은 플레이가 이어졌다. 일찌감치 2연승으로 32강 진출을 확정지은 B학교는 저학년 선수 위주로 선발명단을 꾸렸다. 3-0으로 앞선 B학교는 후반 들어 나사가 풀린 듯한 플레이로 골을 내줬다. B학교의 소극적인 수비와 어이없는 실수가 반복되는 사이, A학교는 20분 동안 4골을 연이어 넣으며 4대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를 지켜봤던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플레이가 이어지며 경기장이 술렁거렸다"고 제보했다. 특히 A학교에 밀려 조 3위로 내려선 C학교의 반발이 거셌다. 게다가 이 경기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댓글창에는 A학교와 B학교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A학교와 B학교 감독은 같은 대학 8년 선후배로 알려졌다.
연맹은 이례적으로 의혹이 불거진지 단 하루만인 16일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해당 학교 감독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과 감독관 보고서, 그리고 현장의 증언을 토대로 회의가 진행됐다. 연맹은 숙고 끝에 중징계를 결정했다. 해당 경기 몰수패는 물론, 해당 학교 3년간 연맹 대회 출전 금지 및 지도자 영구 정지 징계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렸다. 연맹의 신속한 대처에 긴 후유증 없이 빠르게 수습되는 모습이다. 일단 해당 학교는 "절대 승부조작은 없었다"며 제소의 뜻을 전했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일주일 내에 제소가 가능하고, 40일 이내에 재심을 할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일단 승부조작 정황이 벌어진만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이에 맞게 징계를 결정했다. 이것이 승부조작이 맞는지 여부의 판단은 최종적으로 KFA가 내린다. 일단 연맹 입장에서는 불미스러운 상황이 펼쳐진만큼 최대한으로 빨리 대처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연맹 고위 관계자 역시 "신성한 학원 축구에서 이같은 정황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다. 중징계는 연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KFA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열쇠는 '상급기관' KFA가 쥐고 있다. 하급 기관인 연맹의 보고를 받은 협회는 곧바로 실사단을 파견해, 자체 조사에 나섰다. KFA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정위원회를 열어 최종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KFA는 "현재 철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에 있고 향후 공정위원회에서 시시비비를 가려낼 것이다"고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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