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기다리는 김우성 심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우성 심판이 1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의 '손동작 논란'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년 제14차 상벌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눈을 가리키는 행동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025.11.19
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한 김우성 주심이 결국 징계를 받았다. 무단 인터뷰가 '화근'이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8일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심판 개인의 사전 논의 없는 언론사 인터뷰 진행 및 보도화에 대해 "심판규정 제20조 제4항 '협회의 사전 승인 없이는 경기 전후 판정과 관련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의무'를 위반했기에 3개월 배정 정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심판위원회 산하 심판평가협의체(심판규정 제8조)는 15일 심의를 통해 심판/평가관/강사 행정처리 기준에 의거, 심판 규정 위반과 심판위원회 준수사항 위반을 기준으로 이같은 배정 정지를 결정했다.
징계 기간은 16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다. 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다. K리그가 비시즌이기 때문이다. KFA는 이를 의식해 "프로 심판이라고 해서 프로 경기만 관장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시즌의 경우 프로팀의 전지훈련이나 K3-K4 전지훈련이나 대학팀의 연습 경기등에 배정을 받는다"며 "심판은 기본적으로 고정급여가 없고 모든 경기에서 경기별로 수당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비시즌에는 K리그 외 대회 배정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이 모든 배정이 막히기 때문에 현재 K리그 비시즌이라 징계 효력이 없다는 것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억지' 논리다. 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위스그랜드호텔/ 2025 K리그 제6차 이사회/ 사진 정재훈
전북 현대를 떠난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논란' 여진이다. 타노스 코치는 '우승 대관식'이 열린 지난달 8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우성 주심과 충돌했다. 주심이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을 즉시 선언하지 않자 과도한 항의로 경고에 이은 레드카드를 받았다.
퇴장 판정 이후 더 큰 논란이 터졌다. 타노스 코치는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다. 주심은 경기장으로 돌아가려는 길을 멈추고 양손 검지를 눈 아래쪽에 갖다대며 '라시즘'(인종차별)이라고 전북 통역관을 통해 전달했다. 눈을 찢는 행동은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슬랜트아이·slant-eye)로 여겨진다.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두 눈을 가리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19일 상벌위원회에서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인종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판단, 출전정지 5경기와 함께 2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전북이 재심 청구를 했지만 프로연맹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전북 구단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상벌위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입장하는 김우성 심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의 '손동작 논란'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년 제14차 상벌위원회에 앞서김우성 심판이 입장하고 있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눈을 가리키는 행동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025.11.19
축구 행정 책임질 축구종합센터 (천안=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0일 오후 충남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의 모습. 면적 47만8천㎡에 그라운드 11면, 대표팀 숙소 82실, 8개 회의실과 최신식 피트니스 시설 등을 갖춘 축구종합센터에서는 앞으로 엘리트 유소년 육성과 A대표팀 훈련, 축구협회 행정이 모두 이뤄진다. 2025.11.10
싫든 좋든, 정상적인 행정 절차였다. 하지만 심판계가 선을 넘었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이미 상벌위가 열리기도 전에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를 운운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인종차별'이라고 보고한 김우성 주심도 본분을 망각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 겁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그리고 언론 인터뷰까지 하며 또 다른 '갈등'에 불을 지폈다. 김우성 주심은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 다만 "인터뷰인지 몰랐다"고 항변했다.
KFA는 2020년 프로연맹으로부터 K리그 심판조직을 흡수했다. 심판 조직이 '기고만장'이다. 함량 미달의 심판들이 그라운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온 지 오래다.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선수들이 '주인공'이 돼야 하지만 그들이 '주어'가 될 때가 허다하다. 그들의 '카르텔'은 더 공고해진 분위기다.
프로연맹은 더 이상 심판 통제에 권한이 없다. 다만 감독, 선수 등 K리그 구성원들의 심판 관련 언급을 할 경우 징계를 받는다. 심판들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정몽규 회장 SNS
이런 가운데 정몽규 KFA 회장이 심판 개혁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지난 10월 FIFA 상업·마케팅 상임위원회 부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첫 회의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판티노 FIFA 회장을 비롯하여 각국 축구 리더들과 함께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특히,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 하니 발란 AFC 심판위원장과 심판 체계의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점은 매우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콜리나 위원장은 그라운드에서 '외계인 심판'으로 유명했다. 국내에서 심판 문제로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SNS에 '발전과 협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회장은 또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 소중한 교류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나아가 축구라는 스포츠가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