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 팬들에게는 감동, 그 자체다. 벽화에 이은 동상 건립도 아깝지 않아 보인다.
2015년 여름 토트넘에 둥지를 튼 그는 토트넘 역사를 바꿔놓았다. 최고는 역시 우승 환희다. 2024~2025시즌 토트넘의 흑역사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컵을 선사했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정상 이후 17년 만의 환희였다. 유럽대항전은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의 우승이었다.
그는 토트넘에서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EPL에선 127골 71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도 치명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둘은 47골을 합작했다. EPL 역대 공격조합 부분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앞서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손흥민이 직접 선택한 벽화도 공개됐다.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와 태극기를 허리에 두르고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든 모습이 담겼다. 벽화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토트넘 SNS
토트넘은 17일 헌정 '손흥민의 홈커밍, 토트넘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도 공개했다. 토트넘을 향한 진한 애정이 묻어났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에 대해 "항상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완벽해 보이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조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추억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마침내 그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다"며 "팀 동료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나는 쉬는 시간에도 축구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그날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기쁨을 즐겼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원클럽맨'도 강조했다. 빅클럽 이적이 없었던 이유가 공개됐다. 손흥민은 "나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하고 싶지 않았다. 이 클럽(토트넘)을 정말 존중한다. 토트넘을 상대로 다시 뛰고 싶지 않다. 나는 오직 토트넘을 위해서만 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동료들 한명, 한명과 작별 인사를 나눈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저를 영원히 토트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 SNS
토트넘 SNS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마지막 인사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젯밤 이곳에 돌아와 여러분들과 함께한 건 여름에 팀을 떠난 이후 제가 하고 싶던 일 중 하나였다.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지나가다보니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어제 돌아올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지금쯤이면 여러분들이 이 클럽이 나에게 얼마나 특별한지, 그리고 내가 선수가 되기까지 여러분 모두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을 거다. 이 사실은 영원히 나와 함께할 것이다. 모두 곧 다시 만나자'고 밝혔다.
손흥민의 글에는 토트넘 동료들디 화답했다. 뜨겁게 포옹한 제임스 매디슨은 '네가 토트넘이고, 토트넘이 너'라고 했다. 미키 판 더 펜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를 상징하는 '염소' 이모티콘을 달았다. 도미닉 솔란케, 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은 물론 왕년의 '전설' 로비 킨도 '하트'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토트넘 팬들은 이미 손흥민에게 벽화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동상 설치까지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투더래인앤백'은 최근 '손흥민 벽화에 감동한 토트넘 팬들은 동상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