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님', '영희님'….
16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962개를 대상으로 '기업 내 직급·호칭파괴 제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칭파괴 제도' 도입을 한 기업은 11.6%에 불과했고 도입을 하지 않거나, 도입을 해도 다시 직급 체계로 회귀한 기업은 88.3%였다.
위계질서가 뚜렷한 한국 문화의 특성상 '호칭파괴' 제도의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데, 도입하지 않는 이유 1위로도 '호칭만으로 상명하복 조직문화 개선이 어려워서'(37.3%, 복수응답)가 꼽혔다. 이어 '불명확한 책임소재로 업무상 비효율적이어서'(30.3%), '승진 등 직원들의 성취동기가 사라져서'(15.6%), '조직력을 발휘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13.4%), '신속한 의사결정이 오히려 힘들어서'(12.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65.4%는 '호칭파괴 제도'가 효용성이 낮다고 보고 있었다. 실제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112개사)의 25%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또한 도입하지 않은 기업(822개사)의 83.3%는 향후에도 도입 의사가 없었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 기업에 혁신이 요구되면서 '호칭 파괴'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직급 호칭파괴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창조적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정비하고, 그에 맞는 평가와 보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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