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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자신이 근무하던 사립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의 수업비를 면제하고, 아들이 본 시험에서 오답을 정답으로 작성하도록 교사에게 지시한 경남 진주지역 한 사립학교 전직 교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A씨는 진주지역 한 사립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당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본인 아들 수업비 등 수익자 부담 경비 1천810만원을 면제하거나 방과 후 수업비와 기숙사 프로그램비 등 1억1천만원 상당의 교육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교사에게 방과 후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한 뒤 학생들에게 실제로 수업을 한 것처럼 허위 출석부를 작성하게 하고 교비회계 계좌로 돈을 받은 뒤 이를 본인 계좌로 다시 받아 횡령했다.
또 본인 아들 시험 성적이 낮아 보이자 한 교사에게 오답을 정답으로 채점할 것을 강요해 결국 정답으로 인정하게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해당 교사는 A씨 요구에도 불구하고 A씨 아들 오답을 정답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거듭된 요구와 징계를 줄 듯한 A씨 말에 결국 오답을 정답으로 인정했다.
그는 2023년 교내 성 비위 사건에도 휘말려 파면됐지만 여전히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범행을 이어왔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학교 설립자이자 학교 법인 실질적 운영자 및 학교장으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범행했고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등에 비춰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억원을 학교 법인에 지급해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졌고 학교 운영과정에서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며 "당심에 이르러 뇌졸중 등 중한 질병을 앓게 돼 향후 재범 가능성이 미비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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