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사회 "책임 경영해야"…석유화학산업 지원 강화 요구도
(여수=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여천NCC가 부도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전남 여수산단 석유화학 기업들은 여전히 뒤숭숭하다.
'쓰러지느냐, 버티냐'의 갈림길에서 언제 다시 사태가 재연할지 안심할 수 없는 데다가 다른 기업도 동반해 휘청이는 도미노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의 자금 대여와 DL그룹의 유상증자로 일단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8일 멈춰 선 여수 3공장의 가동 재개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여수산단에서는 지난해 5월 LG화학 SM(스티렌모노머) 공장, 12월 롯데케미칼 2공장이 일부 가동을 각각 중단했다.
여천NCC는 여수 3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지 않았다며 '임시 가동 중단'을 강조하고 있다.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한 지붕 두 가족'인 한화와 DL의 갈등 속에 자금이 다시 떨어지면 또 한 번 위기설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불안 요소도 잠재했다.
여천NCC 관계자는 "그런 게(불안감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최대한 동요하지 않고 할 일 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깊고, 길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몰려있는 여수산단에서도 여천NCC는 늘어가는 손실로 주목의 대상이었다.
노심초사했던 여수 지역 사회는 여천NCC의 경영 정상화를 뛰어넘는 안정화를 바라고 있다.
또 다른 기업체, 협력업체 등에 미칠 연쇄 효과를 고려하면 여천NCC의 위기는 산단과 여수 지역을 넘어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를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수산단 한 중견 공사업체 관계자는 "여천NCC의 부도는 협력업체는 차치하고 공동 대주주 그룹 회사이자 에틸렌을 공급받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천NCC가 쓰러지면 결국 여수산단 전체의 걷잡을 수 없는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 소규모 업체 관계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데 물론 이익이 우선이겠지만,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경영 위기가 여천NCC에만 국한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여수산단 지원기관 관계자는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 등이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데는 도움이 되더라도 일어설 수 있게는 할 수 없다"며 "가격 경쟁력 하락, 공급 과잉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대기업 간 물량 조절을 유도하고 생산 비용을 낮추는 등 시도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