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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 3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2명의 근로자가 사상한 사고와 관련, 경찰이 사고를 낸 타워크레인 기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3월 10일 오전 10시 30분께 평택시 현덕면 운정리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의 50대 근로자 B씨와 C씨가 잇달아 추락해 죽거나 다친 사고와 관련, 주의 의무를 게을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는 공사 중인 아파트 외벽의 '각본폼'(Gang Form·건물 외부 벽체에 설치하는 대형 거푸집)을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가로·세로 길이가 6m·11m, 무게가 1.3t에 달하는 각본폼은 해당 층의 콘크리트 양생이 끝나면 철제 고리로 타워크레인에 연결해 지상으로 내리게 돼 있다.
그런데 지상에 내린 각본폼의 철제 고리를 푸는 작업이 미처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타워크레인이 위로 움직이며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각본폼에 올라가 있던 B씨가 3m 높이에서 떨어져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했고, 이어 6m 높이에서 C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경찰은 타워크레인과 각본폼을 연결하는 2개의 철제 고리 중 1개만 풀린 상황에서 신호수의 작업 완료 무전이 없었는데도 불구, A씨가 기계를 작동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하청업체의 현장소장 역시 사고 예방 조처를 다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이들도 형사 입건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경찰이 신청한 A씨의 사전구속영장을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A씨는 "(신호수의) 무전을 들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구체적인 혐의 사실에 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현장에서는 이 사고를 포함해 지난 2월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3월 충남 아산 오피스텔 공사장 추락 등 3건의 사고로 총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전국 건설 현장 83곳의 30%에 해당하는 25곳에 대해 기획 감독을 실시했다.
ky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