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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01년생 톱랭커' 전하영(24·서울시청·세계 2위)이 SK텔레콤 그랑프리 여자사브르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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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세계 97위' 복병, 김정미의 반전 승부였다. 16강에서 세계 1위 일본 에무라 미사키를 15대13으로 꺾고 8강에 오르는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8강서 일본 오자키 세리를 15대8로 돌려세우며 한일전 2연승과 함께 4강행, 생애 첫 포디움에 올랐다. 4강서도 그녀는 멈출 뜻이 없었다. '세계 3위' 불가리아의 요아나 일리에바를 15대11로 꺾고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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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촌장의 당부대로 결승전은 명승부였다. 한치 양보 없는 뜨거운 혈투를 펼쳤다. 김정미가 3번을 연속 베며 앞서갔지만 전하영이 3-3으로 추격했다. 4-4에서 다시 김정미가 3점을 잡아내며 앞서나갔지만 전하영이 다시 7-7, 8-8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혈투가 이어졌다. 전하영이 2점을 앞서나가자 김정미가 2점을 추격했고, 11-10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더니 손목 베기로 점수 차를 12-10으로 벌렸다. 전하영이 12-11로 쫓아오자 김정미는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우승 의지를 보였다. 12-12, 또다시 팽팽한 혈투가 이어졌다. 전하영이 내리 2점을 베어내며 14-12로 앞섰지만 김정미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4-13까지 추격했다. 전하영이 마지막 15번째, 사상 첫 우승의 파란불을 켰다. 금, 은메달을 함께 따낸 두 선수가 함께 포즈를 취하며 미소 지었다.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김지연, 파리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윤지수 등 선배들이 떠난 자리, 그녀들의 투혼을 이어받은 될성부른 후배들이 안방에서 폭풍성장을 입증했다.
한편 남자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8강에서 '세계1위' 오상욱이 '구 세계1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일격을 당하며 멈춰섰다. '2003년' 황희근(한체대)이 16강 한솥밥 대결에서 세계 5위 박상원(대전시청)을 꺾고 8강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지만 헝가리 크리스티안 라브에게 13대15로 분패하며 생애 첫 포디움을 아깝게 놓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