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의 대관식일까, 아니면 '절대강자'의 올림픽 첫 3연패 달성일까.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최대 빅매치가 임박했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스타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놓고 대결한다. 올림픽이 처음인 최가온(18)이 올림픽 2관왕인 클로이 김(26)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다. 선수들은 140m의 반원통 슬로프를 좌우로 타고 내려오면서 총 5번의 공중 점프 연기로 점수를 겨룬다. 11일 예선에선 모든 참가 선수가 두번씩 런을 한다. 둘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상위 12명 안에 들어야 결선(13일)에 나간다. 결선에선 총 3번의 런을 해서 가장 높은 점수로 최종 순위를 정한다. 결선은 예선 성적의 역순으로 예선 1위가 가장 마지막에 연기한다.
최가온의 주특기 기술은 '스위치 백사이드 900'이다. 여자 선수들이 구사하기 어려워하는 기술 중 하나로 주행 반대 방향으로 진입해 몸의 뒤쪽 방향으로 두바퀴 반을 회전하는 기술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세바퀴를 회전하는 '스위치 백텐(1080)'을 비장의 무기로 준비했다. 최가온은 이번 올림픽에서 회전수만 높이는 게 아니라 남들이 꺼리는 어려운 방향의 회전을 섞어 점프의 구성 난이도를 높이는 전략을 쓸 것이다.
클로이는 '백투백 1080'이 주무기다. 세바퀴 회전을 연달아 두번 펼친다. 최근엔 이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캡 더블 코크 1080'이다. 공중에서 두번 비틀며 세바퀴 회전하거나 반바퀴를 더 돌아 1260도를 회전하기도 한다. 클로이는 많은 회전과 힘있는 점프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으로 한단계 높은 점프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여성으로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1440도(네바퀴) 회전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심사 기준은 5가지로 100점 만점이다. 난이도(회전과 기술 조합), 높이(공중에서 비행), 수행 능력(기술의 성공 및 정확도), 다양성(회전 방향 등), 창의성(새로운 기술과 연기 등)을 기준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가 매우 미세한 차이에서 순위가 갈릴 것이다. 준비한 고난도의 점프 완성도와 점프 연계 구성에서 점수차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AFP<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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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그동안 국제대회 결선 맞대결에서 클로이 김과 정면 승부를 펼쳐 넘어선 적은 없다. 2024~2025시즌 스위스 락스 월드컵과 미국 애스펀 월드컵에서 최가온이 클로이에게 졌다. 최가온은 각각 3위와 2위를 했고, 클로이는 모두 우승했다. 당시 최가온은 93.25점, 88.75점이었고, 클로이는 96.50점과 91.75점을 받았다. 3월 스위스 생모리츠 세계선수권에선 클로이(93.50)가 우승했고, 최가온은 결선에서 실수를 범해 12위에 그쳤다. 이번 2025~2026시즌 미국 코퍼 마운틴 월드컵에선 최가온이 클로이를 처음 넘었다. 예선에서 최가온이 1위, 클로이가 2위였고, 클로이가 결선 연습 도중 부상 우려로 기권했고 최가온이 우승했다. 최가온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3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클로이는 지난달 훈련 중 어깨(관절와순 파열)를 다쳤지만 극복,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AP<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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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클로이를 자신의 롤모델이자 우상처럼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클로이는 최가온이 어릴적 미국에서 훈련할 때 도움을 준 멘토이기도 하다. 최가온은 3년 전 X게임에서 클로이가 보유했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클로이는 9일 미국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최근 다쳤던)어깨 상태는 괜찮다. 가온이가 하프파이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봤는데, 가끔은 거울로 나와 우리 가족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고 말했다.
최가온은 모든 면에서 클로이와의 격차를 많이 좁혔다. 진검승부가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90점 중반 정도의 고득점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클로이는 평창에서 98.25점, 베이징에서 94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