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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8초룰 강화, 배구도 경기시간 단축 나섰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9-13 21:16



1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2017년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이날 개막전이 열린 체육관 내 전광판에는 선수들이 서브를 할 때마다 타이머가 가동됐다. 서브 8초룰이었다.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서브 8초룰 강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변경하자 한국배구연맹(KOVO)도 이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번 컵 대회부터 시행하게 됐다.

기존 서브 8초룰은 사실 유야무야한 규정이었다. 서브 8초룰 위반 여부는 그 동안 심판 재량이었다. 8초 안에 서브를 하지 않을 경우 상대 팀에 1점을 내주고 서브권까지 내주는 벌칙 규정. 하지만 웬만해선 적용되지 않았다. 너무 가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과거 삼성화재의 쿠바 출신 외국인 공격수 레오는 평균 12초, 길게는 15초까지 서브를 지연시켰음에도 단 한 번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배구는 경기시간 단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최근에는 23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15점·7세트 랠리 포인트제도를 시범운영하면서 시간 단축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까지 두마리 토끼를 노렸다.

국내 스포츠 종목마다 스피드업은 매 시즌 화두 중 하나였다. 야구에선 비디오 판독센터를 구축해 애매한 판정을 가리기 위한 비디오 판독 시간을 줄여가고 있다. 축구에서도 실제 플레잉 타임을 늘리기 위해 침대축구에 대한 규칙을 개정했고, 심지어 90분의 경기시간도 60분으로 줄이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관중을 모으는 상품인 경기 품질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국인선수 선발을 자유계약에서 드래프트로 변경하면서 5세트 경기가 많아지면서 최대한 경기시간을 줄여 박진감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 노력의 일환이 바로 서브 8초룰 강화였다.

2년 전부터 작은 변화가 있었다. 경기 공식구가 4개에서 5개로 늘면서 경기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부터 경기시간 단축 촉매제는 서브로 확대됐다. 기존에는 마퍼에게 공을 받은 서버가 준비가 되면 심판이 플레이 시그널로 진행을 시켰다. 그러나 이젠 서버가 마퍼에게 공을 받은 즉시 8초룰이 시작된다. 전광판에 타이머가 가차 없이 돌아간다.


서브 8초룰은 강화됐지만 취지는 무자비하게 1점을 빼앗겠다는 것이 아니다. 득점이 아닌 상황에서 펼쳐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려는 의도다. KOVO 관계자는 "FIVB 가이드라인 개정에 맞춰 눈에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강화된 서브 8초룰을 시범운영하는 것이다. 스피드업을 위해선 더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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