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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전.
하지만 흥국생명 단장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AI 페퍼스 측의 협상 시도를 원천봉쇄했다고 한다. 흥국생명 측에선 "선수는 우리 팀과 계약이 1년 남아있다. 1년을 더 뛰어야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규정"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그러면서도 "선수의 의중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물밑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고 한다.
김연경은 2020년 V리그로 유턴했다. 행선지는 2012년 말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할 당시 합의했던 흥국생명이었다.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뛰었던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에 대한 2년의 보유권을 흥국생명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이 2020~2021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1년밖에 남지 않았다.
국내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연경은 중국에서 한 달 이상 갇혀지내면서 외국 생활에 대해 염증을 느꼈다고.
해외 구단의 러브콜은 밀려들고 있다. 다만 전성기였던 터키 페네르바체 시절처럼 1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최고 몸값(총액 7억원)이 보장되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V리그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단, 복귀는 흥국생명으로 해야 한다.
심경은 복잡하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복귀 생각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흥국생명도 2020~2021시즌이 끝난 뒤 김연경에게 최고 연봉을 약속했지만, 당시 김연경과 불화를 겪었고 학교폭력 사태에 휘말린 '쌍둥이 자매'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은 구단에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먼저 문제를 풀어야 할 주체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이다. 김연경이 확실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야 흥국생명에서도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흥국생명은 급할 것이 없다. 또 어떤 선택을 해도 잃을게 없다. 굳이 김연경에 대한 1년 보유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이럴 경우 김연경은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흥국생명에서 1년을 더 뛰고 FA 자격을 얻는 수밖에 없다. 김연경을 원하는 AI 페퍼스도 1년을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반면 흥국생명은 AI 페퍼스와 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돈과 미래를 얻을 수 있다. 젊은 선수 육성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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