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담배회사인 BAT코리아가 최근 애연가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소매상에만 담배 가격을 할인해 공급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사장 등 일선 담배 판매점주들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해 말 주력상품인 던힐 등에 대해 판매점에 대규모 밀어내기 공급을 하면서 '선심공세'를 펼쳤다. 50보루(1보루=담배 10갑) 1박스를 공급할 경우 1보루를 덤으로 제공했다. 이같은 조치는 약 2%의 공급가 할인효과가 있다는 분석.
또 10박스를 공급할 경우 1박스당 5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이 경우 BAT코리아는 공급가격을 약 4% 인하한 셈이다.
반면 던힐의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인상된 가격인 2700원으로 동일하다. 이처럼 판매점주들만 배려하는 BAT코리아의 조치가 입소문을 타고 외부로 알려지면서 애연가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BAT코리아가 판매점주들에게 가격을 인하해 공급한 것은 점유율 회복을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4월 던힐의 가격을 종전 2500원에서 200원 올려 2700원으로 인상했다. BAT코리아가 대외적으로 내세운 인상 이유는 담뱃잎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BAT코리아는 담배값 인상 후 판매량이 줄어들어 한때 점유율이 15%대로 추락, 수입담배 시장 1위 자리를 필립모리스에 내주는 등 극심한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10월에는 해외에서 인기있는 '럭키 스트라이크'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2500원에 책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오락가락' 가격정책을 펼치면서도 점유율 부진에 시달리자 연말에 판매점주들에게 플러스 알파를 제시하며 밀어내기 공세를 펼쳤다는 것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은 셈이 됐다.
소매상에 할인공세를 펼칠 정도면 과연 BAT코리아가 던힐의 값을 올릴 명분이 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애연가인 이주상씨(35·서울 명일동)는 "한국 소비자만 봉이 된 기분이다. 그럴 바엔 애초 가격을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판매점주들도 BAT코리아의 할인공세와 함께 진행된 물량 밀어내기로 평소 판매량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담배 공급처인 BAT코리아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않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물량을 받아놓고 반품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설명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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