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어놓은 "365일 찾아가는 시승서비스"가 이제 서비스개시 1년을 넘어섰다. "찾아가는 시승서비스"는 이미 수입자동차업계에서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서비스이지만, 국산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행시 시승신청 수요가 수입차 업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 예상되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두지 못하면 오히려 괜한 잔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고객들의 불평이 적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바짝 정신차리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서비스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현대자동차는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지 본지는 궁금해졌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자동차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찾아가는 시승서비스"의 현재 시점을 살펴보았다.
우선 현대자동차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시승서비스를 신청할 차량을 선택하였다. 사실 처음 신청해보는 서비스였으나 신청과정 자체는 그리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시승차가 도착해야할 주소지와 연락처 등의 필수 정보 이외에 좀 과하다싶을 수준의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보였다. 특히나 요즘처럼 개인정보의 수집과 취급에 주의를 요하는 시기엔 더욱 그러할듯. 개인정보를 현대자동차의 마케팅활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우니, 일단 향후 이런저런 전화와 판촉우편물쯤은 받을 각오를 하고 신청을 마무리했다. 금요일에 벨로스터 1.6 DCT 의 시승을 신청하였다. 시승담당자를 포함하여 모두가 쉬고 싶을 일요일 오전10시로 시승을 신청하였고, 시승신청을 마침과 동시에 신청정보가 포함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사진 : 현대차 찾아가는 서비스 안내 페이지>
신청일 다음 날인 토요일에 콜센터로부터 전화가 왔다. 역시 365일 찾아가야하는 서비스다보니 주말에도 다들 근무를 하는 듯. 시승일자와 내용을 확인하는 연락이었는데, 신청했던 일요일 오전10시에 이미 다른 신청이 중복으로 잡혀 있다며, 낮12시로 변경가능하냐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신청할 시에 다른 고객의 신청스케줄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일요일 오후에 딱히 다른 할 일이 없었던 터라 쉽게 조정에 응했으나, 알차고 빡빡한 스케줄로 주말을 보내는 고객에게 일어났던 일이라면 불쾌하거나 시승을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 묵을 호텔을 예약하고 결제를 마쳤는데 다음 날 방이 없다는 소리나 마찬가지.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일요일 오전 11시30분 즈음. 시승관련 전화로 짐작되는 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여러통 왔다. 4~5통의 전화를 놓치고 11시50분이 조금 지나서 전화를 받았다. 시승진행자로 짐작되는 담당자였으며, 어디로 찾아갈 것인지에 대한 재확인과 예정 도착시간을 안내받았다. 집앞에 도착해서 전화를 할테니 그때 내려오시라는 안내였다. 12시 10분 즈음 아까 그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내려갔다. 날씨가 추워서였을까. 4~5통의 전화를 받지 않아서였을까. 적어도 차장급, 부장급은 되보이는 담당자께서는 다소 경직된 표정과 말투로 시승에 앞서 꼭 필요한 동의서를 내미셨다. 그렇다고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고객과 회사의 첫만남의 순간인데 환한 표정의 인사 또는 반가움의 표시가 있었더라면, 앞으로 진행될 이 짧지만 중요한 시승서비스가 서로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시승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졌다. 주어진 시승시간을 물어보았는데 15~20분 정도라고 얘기하셨다. 토요일에 콜센터 여직원에게 "시승시간은 얼마나 주어지는가?" 물었을 때, 콜센터 여직원은 "시승은 2시간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다음 고객분께 인도를 하기 위해 필요한 30분 정도를 제외하고 시승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라고 하였다. 보통 영업소나 대리점에서 이루어지는 시승이 너무 짧은터라 1시간30분의 시승은 정말로 의외였고 기대가 되었다. 차를 10~20분 타보고 구매결정을 내리기엔 너무 부족한 시간이 아닌가. 콜센터직원, 시승진행자, 누구의 착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대는 무너졌다. 다시 살펴보니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작은 글씨로 "실제 시승시간은 30분이내"로 표기되어있었다. 미쳐 살피지 못한 고객은 그렇다치고, 1시간 30분으로 안내해준 콜센터, 15~20분으로 단축하는 진행자는 어쩌자는 건가.
시승진행자는 시승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시승신청자는 벨로스터를 처음 운전해보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자동차운행에 서툰 사람일 수도 있다. 버튼 시동방법을 모를 수도 있고, 벨로스터의 이런 저런 특징들에 대해서 궁금해할 수도 있다. 본 기자가 운전을 참 잘할 것으로 보였던 것일까? 어쨌든 벨로스터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 시승진행자는 별말씀이 없었다. 심지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 벨로스터에 적용된 DCT에 대해 "벨로스터의 일반 자동변속기와 연비차이가 없느냐"는 질문에 "운전자의 주행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뿐, 없다" 고 단호하게 답하는 것이었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와서 갸우뚱거리며 다시 제원을 살펴보고 리터당 1km/l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진행자가 안내해준 코스로 20분이 조금 안되는 시승을 허겁지겁 마쳤다. 일요일 오전이라 도로상황이 좋았고, 좀더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진행자는 "유턴해서 돌아가시죠" 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벨로스터를 처음 타본 들뜬 소비자의 흥분은 놀이동산에 오자마자 "집에 가자"는 아빠의 말한마디에 차분해졌다. 10분 정도 더 달려보면 벨로스터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것이라고, 구입해야겠다는 마음이 굳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면 너무 억지일까. 1시에 점심 약속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진행자는 서둘러 귀가를 종용했다. 원래 그런거였다면 이런 서운함까지는 없었을 텐데, 콜센터 여직원이 말했던 1시간30분 시승시간이 계속 뇌리에 남아 미련을 주었던 까닭이겠다.
집앞에 도착해서 잠시 차를 좀 둘러봐도 되겠냐고 진행자에게 양해를 구하자 흔쾌히 승락해주었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데 깜짝 놀랐다. 운전하는 내내 액셀링하는 발과 왼발이 자꾸 미끄러져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운전석 바닥매트가 없었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비닐만 그대로 붙어있었다. 자칫 페달링이나 브레이킹 시에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좀더 꼼꼼한 시승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진행자는 설문지 한 장을 내밀었고, 그래도 휴일에 고생하셨다고 만족과 매우만족을 섞어드리고 시승을 마무리했다. 설문지 작성을 마치자 벨로스터의 카달로그와 가격표, 시승기념품으로 목쿠션이 담긴 비닐백을 주었다.
벨로스터, 차는 마음에 들었다. 배기량을 갸우뚱하게 만드는 스포티한 주행감. 생각보다 빠른 변속의 DCT와의 궁합도 좋아보인다. 약간 무겁다는 느낌의 스티어링은 스포티한 묵직함이라고 얘기해도 좋을 듯 하고, 벨로스터의 존재이유라고 생각되는 멋진 스타일은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녀의 등하교나 장보기를 주목적으로 할것 같지는 않다. 멋지게 도로를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그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시승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본지, 현대차의 기특한 고객서비스 "찾아가는 시승서비스"가 아무쪼록 고객들의 필요와 진심을 제대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자리잡길 바란다.현대자동차의 "365일 찾아가는 시승서비스"에 몇가지 바램을 전달하며 이용소감을 마치려한다.
-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만 맞출 것이 아니라, 시승목적과 시승코스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양해가 있었으면 한다. 그랜드스타렉스와 제네시스쿠페의 시승목적과 시승코스가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 고객이 원치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시승진행자가 시승차량에 대한 기본적이고 특징적인 이야기들을 충분히 해주었으면 한다. 조작법 등에 익숙치 않은 고객이 당황하기 전에, 이것저것 궁금한 수줍음 많은 고객이 어렵게 입을 열기 전에 알려주었으면 한다.
- 시승차의 컵홀더에 물한병 준비되어있다면 어떨까. 고객들은 이런 작은 베려에 감동하지 않던가.
카앤모델 뉴스팀 photo@carnmod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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