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탑'이 또다시 쓰러졌다.
KCC 하승진(27)에게 이번 2011~2012시즌은 '악몽'과도 같은 시즌이다. 부상이 좀 나을만 하면 또 다른 부상이 찾아온다. 다쳐서 쉬었다가, 또 조금 움직여보려고 하면 또 다치는 악순환의 반복구조가 하승진과 KCC를 괴롭히고 있다. 군입대 전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던 하승진이 또 부상에 쓰러졌다. 이번에는 오른쪽 발목이다.
하승진은 지난 18일 창원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 때 발목을 심하게 접질렸다. 이날 3쿼터 초반 약 2분 경과했을 무렵, 골밑에서 리바운드볼을 따내려던 하승진은 상대 용병 애런 헤인즈와 충돌하면서 코트에 넘어졌다. 하필 이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안쪽으로 크게 꺾이고 말았다. 가뜩이나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하승진이다. 순간적으로 가해진 과부화를 이겨내지 못한 발목인대가 성할 리 없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하승진에게 전달됐다. 코트에 쓰러진 하승진은 비명을 질렀다. 눈물도 얼핏 보였다. 부상의 고통도 컸겠지만, 그보다는 또 다시 다치고 말았다는 억울하고 속상한 심정이 눈물로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결국 하승진은 들것에 실려나갔다.
'호사다마'라는 고사성어가 이날 하승진에게는 딱 들어맞았다. 최근 무릎 부상을 털고 코트에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은 하승진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1쿼터에만 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승진은 2쿼터 초반 2분동안 5득점7리바운드로 무서운 활약을 펼치던 중이었다. 덕분에 최근 2연패로 침체에 빠졌던 KCC도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이런 초반 대활약은 결과적으로는 부상의 전주곡이었다.
하승진은 이번 시즌 온 몸에 부상을 달고 지냈다. 시즌 개막직후 어깨부상으로 한동안 벤치를 지켰던 하승진은 이후 발가락 부상과 감기 몸살 증세로 정상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3라운드부터 조금씩 정상컨디션을 회복하며 KCC의 상승세를 이끌던 하승진은 지난달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는 오른쪽 무릎을 다치고 말았다. 코트에 돌아오기까지 18일이 걸렸다. '불운'이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할 정도로 부상이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는 무릎부상 회복 이후 지난 8일 SK전을 앞두고서는 어이없게도 코트 옆 광고판에 긁히면서 종아리가 찢어져 9바늘을 꿰메기도 했다.
이렇게 온갖 부상이 반복되면서 하승진과 KCC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KCC 관계자는 "원래 매 시즌 한 두 차례 부상이 있어왔지만, 이번 시즌만큼 자주 다친 것은 처음"이라면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나마 올스타 브레이크 때문에 다소 회복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KCC 측은 "붓기가 심해 2~3일 후 MRI검사를 할 계획이다. 그나마 24일 삼성전 이후 열흘 정도 휴식기가 있어 몸을 좀 추스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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