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의 개봉 일자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배급사 측의 선택이지만, 관객 입장에선 달갑지만은 않다. 기대작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온 관객으로선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일. 영화계에서 이처럼 개봉 일자 변경이 빈번한 이유가 뭘까?
팝콘필름의 정대훈 PD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후반 작업 때문에 개봉 일자가 늦춰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 배급 상황의 영향도 받는다. 강한 경쟁작을 피하기 위해서 개봉 일자를 늦추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개봉 일자를 앞당기는 경우는 경쟁작과의 싸움에서 자신이 있어서다. 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이럴 때 한 영화가 이동하면 다른 영화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개봉한 '7광구'는 개봉이 채 하루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봉 연기를 알렸다. 당시 배급사인 CJ E&M 측은 "한국 순수 토종 기술 100%를 적용해 3D 블록버스터로 제작된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기생령' 역시 "극 중 몇몇 장면에 굉음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개봉을 연기했다.
또 올해 설 극장가에선 동시 개봉했던 '댄싱퀸', '부러진 화살', '페이스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가 개봉을 앞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19일이 개봉 예정일이었던 이들 영화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개봉을 18일로 하루 앞당겼다.
영화 외적인 요인 때문에 개봉 일자가 오락가락하는 때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투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돼서 개봉 일자를 앞당긴 경우도 있었다. 또 크지 않은 배급사의 영화는 상영관을 찾느라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배급사의 영화 배급 전략에 따라 개봉 일자가 조정되기도 한다.
최근 2월 9일에서 16일로 개봉을 1주일 연기한 '하울링'이 대표적인 경우. 배급사인 CJ E&M 측은 "2월에도 많은 국내 영화들이 개봉 예정이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기 위해 개봉 일자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CJ E&M에서 배급하는 '댄싱퀸'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댄싱퀸'의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댄싱퀸'은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150만 1796명의 누적 관객을 불러모았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 못지않게 개봉 시기 역시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런 만큼 개봉 일자를 정하는데 신경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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