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천재가드 김승현(34·삼성)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설화(舌禍)'다. 지난달 초 트레이드 파문으로 삼성에 둥지를 튼 지 1개월 여만에 구설에 오른 것이다.
김승현이 지난 7일 한 케이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자유계약제도는 아니라 노예계약"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김승현은 인터뷰에서 오리온스와의 소송을 포기하고 코트로 복귀한 과정 등을 얘기하면서 KBL(한국농구연맹)의 자유계약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자유계약선수 제도가 이번에 또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너무 말도 안된다. 이건 자유계약제도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왜 '자유계약제도'라는 이름을 만들었는가. '노예계약제도'라고 해야지. 선수가 구단에 팔려가는 거는..."이라고 말을 했다.
이에 대해 KBL은 김승현의 발언이 관련 규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KBL 비방 및 명예실추 행위에 속하는지 규정 위반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KBL 고위 관계자는 8일 "김승현의 발언 내용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자중해야 할 시기에 좀 경솔한 발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KBL 관련 규정에는 선수나 감독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KBL을 비방할 경우 재정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일선 감독들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표출을 극도로 자제하기도 한다.
지난 2009년 4월에는 당시 전자랜드를 이끌던 최희암 감독이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끝낸 뒤 판정 불만을 표출하다가 5차전 보이콧 가능성 발언을 했다가 KBL 비방 및 명예실추 혐의로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KBL은 김승현의 발언에 대한 정확한 진상 파악을 벌이는 한편, 공개적으로 KBL의 행정을 비난한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재정위원회 소집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김승현과 KBL은 2라운드 갈등을 벌이게 됐다. 김승현은 오리온스와의 이면계약 파문으로 선수자격을 박탈당하자 KBL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한 정면 충돌했다.
하지만 오리온스와의 극적인 화해를 통해 복귀하기로 한 과정에서 KBL의 대승적인 결정에 따라 선수자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선수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줬던 KBL은 김승현으로부터 비난을 받자 뒤통수 맞았다는 분위기다. 현재 KBL 안팎에서는 "농구판에 온갖 파문을 일으킨 김승현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KBL은 김승현의 발언에서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김승현은 자유계약 제도가 이번에 또 바뀌었다고 했는데 실제 크게 바뀐 게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바뀐 규정이라고는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 나온 선수에 대해 구단들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했을 때 비공개로 부친다는 내용 뿐이라는 것. 이는 연봉 제시액을 적게 써넣었다가 FA 영입에 실패한 구단의 경우 입장이 난처해진다는 구단들 민원을 반영한 것으로 선수들과는 관련이 없다는 게 KBL의 설명이다.
KBL 관계자는 "어떤 자유계약 규정이 말도 안되고, 노예계약을 강요한다는 것인지 김승현의 발언에는 불분명하다"면서 "현재 KBL 자유계약 제도는 프로스포츠 선진 모델인 NBA(미국 프로농구)와 NFL(미국풋볼리그)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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