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 돈 내고 설치하지도 않은 케이블방송이 내내 나와서 한때 홈쇼핑에 열광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중의 하나인데 정말 전 종목 두루 석권하면서 이것 저것을 사들인 아픔(?)이 있다. 물론 다 실패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과소비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은데, 유독 큰 부피의 물건을 사들이는 날에 왜 그리 남편은 일찍 들어오는지. 또 택배아저씨가 인터폰을 하는 순간, 남편의 일그러지는 얼굴은 또 뭐냐 이거다. 태생이 포커페이스하고는 담 쌓은 남자라서 "또 뭘 사들였어?"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때 요즘 말로 하면 색깔별로 사들인 란제리는 물론, 냄비시리즈, 뚝배기, 밀폐용기…. 최종적인 마무리는 화장품 1+1 으로 그 이후엔 절대 홈쇼핑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친정엄마의 '한번만 더 홈쇼핑에서 뭘 사면 인연을 끊겠다' 는 강한 협박과 더불어 결정적으로 아이가 태어난 후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더 이상 지름신의 유혹에 허우적거릴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홈쇼핑에 진저리를 치는 대사건이 있었으니…. 참으로 흔치 않은 경험이긴 하겠으나 여기 조심스레 풀어놓겠다. 홈쇼핑에서 가장 실망스런 품목이 있다면 바로 '식품'이 아닐까 싶다. 뭐, 짐작이 가겠지만 식품이라고 안 사보았겠는가? 오징어에 갈치에 냉동식품 몇 가지 기타 등등…. 최고로 환장하게 만드는 품목은 바로 '육류'였다. 본품도 육질이 질기기로 상당하지만 사은품으로 따라오는 정체불명의 고기는 삼십년 묵은 타이어 조각을 씹는 듯 치아의 저작기능에 엄청난 지장을 주는 정도였으니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홈쇼핑에서 가장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한마디는 '매진임박'과 '이런 구성은 다시 없습니다' 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몇 년 전 그날도 그러했다. N홈쇼핑에서 한우불고기를 파격세일하는데 이미 양념된 것을 정말 염가에 팔고 있었다. 광우병 파동이 나기도 한참 전이었는데 사람이 뭔가에 홀리면 뵈는 게 없는 것 같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도 모르게 수화기를 들고 주문을 했고, 며칠 되지 않아 한우불고기 셋트는 엄청난 양을 자랑하면서 집에 도착했다. '고기만이 진리'를 외치는 남편에게도 한우인데 싸게 샀다면서 오지게 자랑을 하고 몇 끼니를 계속 먹었을 만큼 모처럼 홈쇼핑 구매에 만족을 하던 참이었다.
맛도 나쁘지 않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고, 당시엔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도 아니라서 싸게 맛난 고기를 먹는 게 어디냐…. 뭐 이런 심리였던 것 같다. 반 정도 먹고 냉동실에 넣어두었을 즈음 뉴스에 엄청난 사건을 보도하는데, 아뿔싸!! 어디서 많이 보던 사진이 올라왔던 것이다.
내가 주문해서 잘 먹고 있던 그 제품이 바로 국내산 육우를 몰래 잡아서 물 먹인 소로 만든 양념육이라는 것이 밝혀졌다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동안 먹은 고기를 다 토해내고 싶은 아주 기막히게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말도 못하고 먹은 애는 뭐냐 이 말이지.
날이 밝자마자 N홈쇼핑에 전화해서 컴플레인을 걸었다. 통화연결이 잘 안되어 엄청난 인내를 요구했던 것은 물론이다. 지금도 그 전화를 받았던 직원이 무슨 죄가 있으랴 싶지만 오랜 세월 이 사회의 불만에 대해 쌓였던 묵은 감정을 원도 한도 없이 그 회사의 고객센터에 쏟아부어 가루가 되게 만들어 놓았던 것 같다. 아…. 정말 유아스러운 짓이지만 그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손이 발이 되게 빌던 그 회사측은 아무것도 모르고 팔았다며 사죄의 뜻으로 환불해주고 사골곰탕을 보내주겠다며 극구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못 이기는 척 전화를 끊은 나는 결국 며칠 후 환불과 함께 냉동된 사골곰탕을 받았다.
역시 맛은 그저 그랬으나 먹고 있을 즈음…. 모친께서 잠시 들르셨다가 냉동실의 그 곰탕을 발견하곤 대노하셔서…. (하마터면 그 냉동된 딱딱한 곰탕 덩어리로 맞을 뻔 했다) 모녀간의 연을 끊고 말겠다는 엄포에 홈쇼핑 구매를 그만두게 되었다. 물론 몇 년 후 두어 품목을 소소히 지르긴 했으나 그전처럼 방송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전화기를 껴안고 '매진임박'에 버튼을 누르는 짓과는 미련 없이 이별했다. 가끔이지만 홈쇼핑 화면이 지나갈때면 그때 그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도 마트에서 절대 '양념육'은 사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홈쇼핑의 아픈 추억이 그대의 통장을 살찌우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조언해드리고 싶다. SC페이퍼진 명예주부기자 1기 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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