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위험할 수도 있었다. 여지껏 이처럼 시월드(시집살이)를 대놓고 싫다고 외친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과거 주말 드라마를 살펴보면 철모르는 며느리가 들아와도 보수적인 시댁 가풍에 좌충우돌하며 길들여지는 이야기로 흘렀지 않았던가. 결국, 그 집 사람으로 말이다.
30여 년 넘게 살아 온 다른 가풍과 세대차이, 캐릭터는 철저히 무시된 채 한 집안의 여자로 변화하는 이야기. 주말 드라는 이렇게 '며느리 길들이기'로 귀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과정에서 고부 갈등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시어머니의 일방적인 시집살이일 뿐,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의견에 토를 달거나, 반대하거나, 백배 양보해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만 해도 '버르장머리 없는 며느리'로 낙인됐다.
그래서 김남주가 걱정됐다. 남편 김승우의 아내이자, 아이 둘을 잘 키우고 있는 엄마. 현재 70년대 유부녀 스타들 중 캐스팅 섭외 1순위, CF 퀸인 그녀는 왜 100만 시어머니 안티를 부르는 며느리 역을 택했는가.
그동안 김남주는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에서 차윤희 역을 맡아 노골적으로 시월드가 싫은 티를 팍팍냈다. 첫 장면부터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수다를 떨던 그는 "난 고아 출신 명문대 출신 의사 남편과 결혼했다"라며 자랑해 친구들의 시기어린 시선을 받았다.불과 몇 년 전만에도 좋은 조건의 남자와는 거리가 멀었던 '고아' 출신이라는 성장배경을 배우자를 고르는 여자들의 로망으로 바꿔놓다니. 그 정도로 시월드가 끔찍한 곳이라고 이 드라마는 설명한다.
그랬던 그녀에게 시댁이 넝쿨째 들어왔다. 시어머니에 시아버지, 시집 안간 시누이 2명에 돌아온 싱글 시누이, 시할머니, 숙부 내외까지 대가족이다. 이건 뭐, 모 피하려다 모에 잡힌 꼴이니. 훨씬 아래 연배인 막내 시누이 말숙은 시누이 노릇 한답시고, 인사 온 첫 날부터 설거지를 시키질 않나, 시어머니 청애는 아들이 좋아하는 물김치를 가져다 놓겠다며 현관 비밀번호를 가르쳐달란다. 차윤희의 머리가 하얘진다.
윤희의 선택은? 윤희는 청애에게 "비밀번호 공유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라는 말로 거절했다. 또 청애가 자신에게 선물한 명품 가방이 알고보니 말숙이 정애 몰래 짝퉁 가방을 사 온 것임을 알고, 말숙의 코를 비트는 것으로 통쾌한 복수를 했다. 일반적인 드라마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어디감히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요구를 거절하고, 시누이의 코를 비트는가. 하지만 이런 과감한 설정에도 지난 15일 시청률조사회사 TNmS 집계에 따르면 14일 방송에서 3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타사 주말극들이 10% 초중반대 시청률에 머무는 것에 비하면 큰 인기다.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정말 개념있는 드라마, 넝쿨당. 시할머니든 시어머니든 시누이든 남남이 서로 가족으로 살아가려면 서로서로 귀염받기위해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것 아닌가요".
"남주 언니, 말숙이 코 잘 비틀었어요", "사누이는 아무리 어려도 무조건 꼬박꼬박 존댓말 써야하나요? 12살이나 어린데. 그럼 남편도 처제한데 존댓말써야죠."라는 식의 김남주가 연기하는 차윤희를 응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이는 윤희에 대한 시청자들의 연민과 공감이 묻어있다. 거기에는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때로는 오바스럽고, 자제할 줄도 아는 김남주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남주는 차마 비밀번호를 가르쳐주지 못한 정애에게 미한한 마음을 보이면서도, 사수해야하는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드러낸다. 막내 시누이의 코를 비틀었지만, 그 안에는 띠동갑 차이나는 막내 시누이 앞에서도 쩔쩔매는 약자의 서러움을 담았다. 30년 전 잃어버렸던 아들을 찾은 기쁨보다 미안함이 앞서는 시부모와 시할머니의 속내를 읽어주는 것도 그녀다. 다소 억지스러울 정도로 이상적인 남편 방귀남(유준상)을 현실 세계로 불러들이는 것도 그녀다. 이와 함께 주연 욕심보다 몇 씬 아니지만 감초 역할 톡톡히 하는 조연들을 배려하는 연기를 선보이는 김남주. 앞으로도 이 드라마가 진정성있는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유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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