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한 개만 터져다오."
홈런 경쟁은 그저 남의 잔치인가. LG 정성훈, 넥센 강정호, 삼성 이승엽 등이 펼치는 홈런 레이스에서 두산 타자들은 한 발짝 비켜서 있는 듯하다. 지난 30일 현재 두산의 팀홈런은 7개로 8개팀중 KIA(4홈런) 다음으로 적다. 이원석이 3홈런으로 팀내 1위이고, 최준석 손시헌 고영민 임재철 등이 1개씩 쳤다.
중심타자 가운데 김동주와 김현수가 홈런이 없다는게 눈에 띈다. 이날 현재 김동주는 타율 2할8푼3리에 8타점, 김현수는 타율 3할5푼8리에 7타점을 각각 기록중이다. 두 거포가 4월 한 달간 14경기에 출전해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두산 김진욱 감독은 "경기전 동주나 현수에게 오늘은 홈런좀 쳐야지라고 농담삼아 이야기를 한다. 사실 홈런을 못친다고 해서 중심타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면서도 "솔직히 제발 한 개만 치라고 내심 바라기는 한다. 홈런이 터지면 확실히 공격을 풀어갈 때 수월한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두산이 11년만에 4월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공격에서 타선의 응집력 덕분이었다. 이원석의 만루홈런(4월11일 청주 한화전), 임재철의 투런 홈런(4월27일 잠실 KIA전) 등 결정적인 한 방에 힘입어 이긴 경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승리는 타자들의 작전수행능력, 주루, 적시타 등에서 이뤄졌다. 결과가 좋으니 홈런 타령을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리는 팀이 강하다고 봤을 때 두산으로서는 간판타자 둘이 홈런이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김현수가 4월에 홈런을 치지 못한 것은 풀타임 첫 해였던 지난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김동주는 2006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주루 도중 어깨 부상을 입은 이후 6년만에 4월 정규시즌 무홈런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현재 타격감이나 타법은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둘 다 홈런보다는 정확히 맞히는 타격에 주력하고 있다. 배트에 온 힘을 실어 치기보다는 결대로 밀어치고 당겨치며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현수는 올시즌 컨택트 히팅을 선언했고, 김동주는 아직 파워 배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아직 117경기가 남아 있다. 무홈런 행진이 길어진다면 문제가 될 상황도 생기겠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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