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 세계적인 영화제답게 볼거리가 풍성하다.
칸을 찾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아름다운 풍광이다. 지중해를 마주하고 있는 칸은 휴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해변이 펼쳐지고, 칸국제영화제의 상징물이기도 한 종려나무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부수적인 볼거리일 뿐.
세계 각국의 영화와 스크린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다. 이번 제65회 칸국제영화제에선 '돈의 맛', '다른 나라에서', '돼지의 왕', '위험한 관계', '써클라인' 등 국내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의 해외 영화들이 상영된다. 또 브루스 윌리스, 에바 롱고리아, 제인 폰다, 성룡 등의 스타들이 레드카펫에 섰다. 국내 스타 중엔 출연작이 공식 초청을 받은 윤여정, 김강우, 백윤식, 김효진, 유준상 외에도 권상우와 김윤진 등이 얼굴을 비춘다. 이들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팬들 역시 영화제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칸국제영화제에 없는 것도 있다. 올해 22개의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여성 감독의 영화는 한 편도 없다. 이 때문에 칸국제영화제가 남성 중심의 영화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프랑스의 여성단체 및 여성잡지들은 영화제 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이 "작품성에 입각해 초청작을 선정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치러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가져간 여자 감독은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둘러싼 잡음을 제외하면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없는 편. 매해 심사위원을 교체하는 등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독일 배우 다이엔 크루거,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프랑스 배우 엠마뉴엘 드보스 등 9명이 선정됐다. 이 중 이탈리아 영화감독인 난니 모레티가 심사위원단장을 맡았다. 국적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하다. 그만큼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공정하게 수상작을 고르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국내 영화계 인사 중엔 이창동 감독이 지난해 열린 제6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비?가주간 장편 심사위원장, 같은 해 봉준호 감독이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제63회 땐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또 취재진 입장에선 '무임승차'가 없는 곳이 바로 칸국제영화제다. 칸국제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선 프레스 뱃지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발급받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소속된 매체가 발간한 신문의 사본, 인터넷 사이트의 월 평균 방문자수, 취재 기자가 쓴 기사와 그 기자의 명함 사본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리는 행사인 만큼 "어디어디의 누구누구"라는 것만으론 프레스 뱃지를 받을 수 없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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