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의 파업이 7일로 130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MBC가 6월 정기개편을 단행했다. 4일 발표한 TV 프로그램 개편안에 따르면, 방송 파행을 빚고 있는 시간대에 외주제작사에서 만드는 신설 예능 프로그램 3편을 편성했다. 제작 인력 공백을 외부의 손을 빌려 급하게 메우는 전형적인 '땜질' 편성이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지상파에 입성한 '무한걸스'다. MBC 자회사인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 중인 '무한걸스'는 오는 17일부터 일요일 오후 5시 10분에 방송된다. 원래 '우리들의 일밤' 1부가 방송되던 시간대다. 파업 이후 특집 프로그램으로 때우다가 3월부터 외주제작사의 신규 프로그램으로 대체해 방송해 왔다. 애초 '꿈엔들'이 방송되고 있었지만 '나는 가수다2'가 시작된 이후 폐지되고 형제코너 '남심여심'이 시간대를 옮겨왔다. 하지만 이 또한 2%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MBC는 "'무한걸스'를 지상파 방송에 맞추어 '무한도전' 최고의 인기 아이템 10개를 선정해 자신들의 캐릭터로 재구성한다"고 밝혔지만 케이블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지상파에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앞서 MBC 뮤직 채널에서 제작돼 호평 받았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우리 결혼했어요' 시간대에 편성됐다가 재방송보다 못한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6개월 만에 폐지되는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자리에는 예상대로 '주얼리 하우스'가 편성됐다. 21일 첫 방송된다. '주얼리 하우스'는 지난 달 17일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결방시키고 파일럿으로 야심차게 선보였다가 시청률 2.5%(AGB닐슨)를 기록하며 참담하게 깨졌다. MC 정보석을 앞세워 조은숙, 공현주, 은지원, 엠블랙 미르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몰이를 했지만 산만한 구성과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는 혹평만 들었다. '주얼리 하우스'는 정규편성을 위해 MC 정보석을 중심으로 20대~50대까지 여섯 남자가 초대 게스트와 토크를 나누는 형식으로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저조한 시청률과 혹평 일색에도 정규 편성을 강행했다는 사실에서 MBC가 얼마나 다급한 상황에 놓였는지 엿보게 한다.
역시 외주제작사가 만드는 '무작정 패밀리'는 17일부터 일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조형기, 안문숙, 탁재훈 등이 한 가족으로 출연하는 시트콤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주얼리 하우스'처럼 급하게 만들다가 함량 미달의 결과물이 나오지나 않을지 우려가 크다. 더구나 일요일 오후 11시는 원래 보도국의 시사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시간대라, 파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방송이 가능할지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다른 신설 프로그램들 또한 틈새에 끼어들어 자리를 잡았지만 시한부 생명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MBC가 외주제작사들의 기획안을 많이 받아서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제작을 결정하고 방영까지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편이다. 편성에 관련된 것들도 촉박하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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