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상주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고심을 거듭하다가 겨우 입을 뗐다. 박 감독을 망설이게 한 질문은 바로 '이천수'였다.
한 장의 사진이 이슈가 됐다.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식이었다. 행사장을 찾은 이천수는 박 감독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박 감독은 이천수의 어깨를 감쌌다.
둘의 인연은 특별하다. 2009년 전남을 이끌던 박 감독은 이천수를 영입했다. 당시 이천수 영입을 놓고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박 감독은 뚝심을 발휘했다. 그만큼 이천수를 아꼈다. 하지만 6개월 후 이천수는 전남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 전남 구단은 이천수를 임의탈퇴로 공시했다. 때문에 이천수는 K-리그에서는 못 뛰는 신세가 됐다. 임의탈퇴 소동의 중심에 섰던 이천수와 당시 감독이었던 박 감독의 만남이어서 더욱 특별했다.
그로부터 4일이 지난 8일 포항 스틸야드. 박 감독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몇 차례나 강조한 뒤 입을 열었다. 그는 "가장 아쉬운 점은 5일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K-리그의 규정상 이천수가 뛸 수 없다고 하더라. 그렇다고해도 최소한 경기장에서는 불렀으면 좋지 않았나 싶다. 2002년팀 코치였던 내가 그것까지 챙기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앞으로 K-리그에서 뛰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할 수는 없다. 그저 천수를 보고 있으면 지도자로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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