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KBS, MBC, SBS 방송 3사의 중계전쟁도 막이 올랐다. 올림픽 시즌을 맞이해 방송가는 특집 편성 준비로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상당수 드라마와 예능이 결방되고,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들은 올림픽 이후로 편성을 미뤘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방송 사상 처음으로 방송 3사가 중복편성을 막기 위해 '신사협정'을 맺고 주요 관심 종목 12개를 나눠서 순차 중계한다. 한국선수단의 선전 여부와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에 따라 시청률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방송 3사는 제비뽑기를 통해 12개 종목을 배분했다. KBS는 양궁 체조 펜싱 탁구, MBC는 수영 배드민턴 역도 복싱, SBS는 유도 태권도 사격 레슬링을 중계한다. 이들 종목은 예선부터 8강까지는 단독 중계할 수 있으며 준결승과 결승은 2개 방송사가 중계한다. 양궁 체조 펜싱 탁구는 KBS와 MBC가, 수영 배드민턴 역도 복싱은 MBC와 SBS가, 유도 태권도 사격 레슬링은 SBS와 KBS가 맡는 식이다.
제비뽑기에선 MBC에 '대운'이 따랐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박태환 선수의 수영 경기와 이용대 선수의 배드민턴 경기를 싹쓸이했기 때문. '스타 마케팅'을 활용해 중계전쟁의 선두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파업으로 전전긍긍했던 MBC 스포츠제작국도 연신 싱글벙글하며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다. 이미 박태환 경기 후에 바로 내보낼 특집 프로그램을 여럿 마련해 놓았을 만큼 박태환 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MBC 스포츠제작국의 고위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기술진들은 올림픽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중계에는 전혀 차질이 없다"며 "박태환 수영 경기 전후로 붙는 광고는 이미 완판됐고 새벽 시간대에 하는 경기들도 광고 판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는 '메달밭' 양궁을 가져간 데다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이 예상되는 체조를 확보해 '본전치기'는 했다. SBS의 경우 유도와 태권도를 맡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종목이라 섭섭한 표정이 역력하다. 준결승과 결승을 2개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긴 하지만 한국시간으로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경우가 많아, 예선전이 시청률 싸움의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기종목인 축구, 핸드볼, 하키, 배구는 예선까지 방송 3사가 돌아가면서 중계한다. 26일 열린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예선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는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라는 화제성으로 인해 23.3%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독점 생중계한 KBS는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8강에 올라갈 경우,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명콤비로 활약했던 김성주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이 각각 MBC와 SBS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존심을 건 장외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은 중계전쟁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무한도전'이 해설자로 참여해 큰 효과를 봤던 MBC가 예능 활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무한도전'의 런던행이 무산되자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을 전면에 포진시켰다. '나는 가수다'의 이은미, 김연우, 박정현, 김조한, 국카스텐이 MBC의 올림픽 주제가와 메달송을 불렀고, '위대한 탄생'의 손진영, 배수정, 구자명은 특집 프로그램의 진행자와 패널로 나선다. 100명의 아이돌이 총출동한 '아이돌 스타 올림픽'도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방송됐다. '섹션 TV 연예통신'도 현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런던에 갔다. 스포츠제작국은 '무한도전' 측에 올림픽 관련 아이템을 만들어달라고 특별 요청까지 해놓았다.
SBS는 '힐링캠프'의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을 런던에 파견했고, '런닝맨'은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미니 올림픽 게임을 벌였다. 27일 방송된 '위 아 더 챔피언'에선 여자아마추어복싱 최강자로 떠오른 이시영과 복싱 국가대표 신종훈의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KBS도 22일 가수들과 선수들이 함께하는 '런던올림픽 승리기원 파이팅 코리아'를 방송한 데 이어, '런던올림픽 특집 뮤직뱅크' 등으로 올림픽 분위기를 달군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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