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야구팬에게 꿈을 심어준다."
이번 주말 넥센과 KIA의 경기가 벌어진 목동구장에서는 연일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연출자는 허구연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허 위원은 23일 서울 토성초등학교 어린이 20명을 초청했다. 이들 어린이는 야구장 구경을 하고 선수들의 훈련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뒤 기념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의 유니폼에는 '허구연 위원과 함께 하는 성동 무지개 방과 후 야구대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들 어린이는 엘리트 선수가 아니다. 말 그대로 방과 후에 취미 활동으로 야구팀을 구성해 심신을 단련하는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서울시에 이같은 방과 후 야구팀이 200개에 이른다는 게 허 위원의 설명이다. 토성초등학교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서울 방과 후 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허 위원이 어린 꿈나무들의 야구열정에 감동해 우승과 준우승팀을 야구장에 한 번 초대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이날이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었다.
허 위원의 숨은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2일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 20여명이 허 위원의 주선으로 목동구장을 방문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 CCF(기독교아동복리회)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세상 모든 아이들의 행복을 위하여'라는 기치를 내걸고 극빈층 자녀들을 지원하는 전문복지기관이다.
허 위원은 사재 1000만원을 털어 전국 67개 초록우산 지부에 티볼 세트 70개를 기증했다.
티볼은 투수없이 티배팅 봉 위에 연식공을 올려놓고 야구와 비슷한 게임을 하는 스포츠로 어린이들이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야구와 친해질 수 있는 오락수단이다.
얼마전 허 위원이 부산 동구 지부에 우연히 티볼 세트를 기증했다가 고사리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감사편지를 무더기로 받고 나서 감동한 나머지 티볼 세트 기증운동을 펼치게 됐다고 한다.
교육부도 허 위원의 활동에 공감을 갖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공동으로 전국 초등학교에 300세트를 기증하기로 했다.
허 위원은 "어린이들이 야구와 자연스럽게 친해져야 미래의 야구팬이 될 것이고, 한국야구는 그만큼 발전하는 토대를 얻게 될 것"이라면서 "야구인들이 작은 것에서부터 사회공헌에 나설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 5000여개 초등학교에 티볼 세트를 전원 기증하고 싶은 게 소망이라는 허 위원은 "쾌척한 1000만원은 소비한 게 아니라 정부도 3000만원을 들여 기증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했으니 3000만원을 번 것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목동=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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