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맞대결은 큰 의미가 없다. 광현이가 다칠 수 있다."
자칫하면 거만한 멘트로 들릴 수도 있다. 자신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상대선수가 다칠 가능성이 높다는 말.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도발에 가깝다. 하지만 한화 류현진이 SK 김광현을 향해 던진 이 메시지는에는 단 1%도 그와 같은 의도가 담겨있지 않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라이벌이자,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1년 후배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이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세기의 맞대결이 무산될 분위기다.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한화 덕아웃은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 얘기로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25일 경기에 나란히 등판, 내달 1, 2일 예정된 양팀의 경기에서 선발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도 "현진이의 10승 달성을 위해 마지막 4경기 중 편한 경기를 고르게 할 것"이라며 김광현과의 맞대결을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류현진 본인이 껄끄러워했다. 류현진은 "지금 맞붙어서는 큰 의미가 없다"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유가 있었다. 류현진은 "광현이가 부상에서 회복한 뒤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나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면 아무래도 더욱 신경써서 던지지 않겠나. 다칠 수 있다. 김광현은 플레이오프 때도 던져야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지난 7일 광주 KIA전 등판 후 어깨 통증을 호소, 18일을 쉬고 25일 LG전에 나섰다.
양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모든 야구팬들의 눈이 두 사람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모일 것이 분명하다.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똑같이 공을 던지는 직업을 갖고 있고, 부상 경험도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김광현의 몸상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류현진의 생각이다.
류현진은 "김광현의 몸상태가 최고일 때 제대로 붙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과의 승부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는 뜻이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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